목록2025 책이야기 (34)
一萬書庫

〈 Book Review 〉 《 이어령의 말 》 - 나를 향해 쓴 글이 당신을 움직이기를 _이어령 (지은이) / 세계사 2025-02-26 “내가 평생 동안 해온 말, 평생 써온 글에서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을 모아서 사전을 만들어주게나.” 이 한마디 속에 이어령 선생님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삶도, 죽음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신 선생.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타인의 목소리를 내 목소리라고 내세웠던가? 선생이 영면하신지 만 3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선생이 남긴 말과 글은 꾸준한 생명력으로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선생의 책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1970년대 초 고등학생 때였다. 고등학생 때 교회 선배한테 이어령 선생의 『..

〈Book Review〉 《 평화로운 삶 》- 사랑, 치유, 연민의 삶을 위한 비폭력대화 365일 명상 _메리 매켄지 (지은이), 이재석 (옮긴이) / 한국NVC출판사 2025-01-16 “말(言)을 신중히 다루어라. 말에는 원자폭탄보다 더 큰 힘이 있으니.” _펄 스트라찬 요즘 우리 사회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언어폭력은 기본이고 직접적으로 신체에 가하는 폭력은 물론 구조물에 대한 파괴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폭력은 분노에서 출발한다. 영국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조시 코언은 ‘분노’가 전 세계를 덮고 있는 최근의 여러 현상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분노를 4가지로 구분했다. ‘내가 옳다’는 철저한 확신에서 분열적이고 편집증적으로 분노를 터뜨리는 소위 ..

〈 Book Review 〉 《 희박한 공기 속으로 》 존 크라카우어 (지은이), 김훈 (옮긴이) _ 민음인 / 2025-02-12원제 : Into Thin Air “에베레스트는 이 세상 물리적인 힘들의 화신이었다. 그(멜로리)는 인간의 영혼으로 그것과 맞붙어야 했다. 그는 자기가 성공할 때 동료들의 얼굴에 어릴 기쁨을 상상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 성공이 모든 산악인에게 불러일으킬 짜릿한 전율을 그려 볼 수 있었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눈앞에 두고 되돌아 내려가느냐, 아니면 죽느냐의 두 가지 대안 가운데서 멜로리에게는 후자 쪽이 훨씬 더 쉬운 길이었으리라. 첫 번째의 대안이 안겨주는 고통은 인간으로서, 산악인으로서, 그리고 예술인으로서 그가 도저히 견뎌 낼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_프랜..

〈 Book Review 〉 《 히틀러와 스탈린 》- 독소전쟁 4년의 증언들 _로런스 리스 (지은이), 허승철 (옮긴이) 페이퍼로드 2025-01-24 원제 : Hitler and Stalin: The Tyrants and the Second World War (2020년) 히틀러와 스탈린. 같은 듯 다른 이 두 사람은 앞으로 수백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의 연대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들은 시대가 흐를수록 희미해져가기도 하나, 그 반대인 경우는 생명력이 길기만하다. 아마도 피해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히틀러와 스탈린에 대한 책은 세계적으로 많은 양의 도서가 출간되었다(히틀러에 대한 책이 압도적으로 많다). 두 독..

〈 Book Review 〉 《 추월은 없다 》- 미중관계의 미래와 한국 _이호철 (지은이) / 사회평론아카데미 2025-02-27 최근 외신을 보면, 지난해 외국인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액수가 45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33년 전인 1991년(44억)과 비슷한 규모이다. 정점을 찍었던 2021년 3441억 달러와 비교하면 7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중국 시장이 외국 기업의 외면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미중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내에 생산기지를 두면 대중 제재와 관세 전쟁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보니 인도, 동남아, 멕시코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책『추월은 없다』의 저자 이호철 교수는 정치경제학과 국제정치학 전공..

〈 Book Review 〉 《 알고리즘, 패러다임, 법 》- 규칙은 어떻게 세계를 만드는가 _로레인 대스턴 / 까치 1556년 영국 실용수학자 레너드 디기스는 토지 측량자들에게 직각기(直角器)사용법을 가르치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 “몸과 목을 바로 세우고, 발을 모으고, 양손은 크게 움직이지 말고, 한쪽 눈은 감고, 항상 양발 중간에 몸을 위치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1687년 런던의 찰스 코튼이 경주 전에 말을 어떻게 채비시켜야 할지를 설명하는 내용도 있다. “온화하게 말을 이끌고 경기장으로 가서 다른 말들의 배설물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하여, 말이 길을 가면서 자신의 몸을 비우고 싶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인간의 역사만큼 규칙의 역사도 함께 해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규칙이 문서..

〈 Book Review 〉 《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 》 - 일상의 모든 이유가 우주로 통하는 천문대장의 별별 기록 _조승현 / 애플북스 “나는 반짝이는 별의 아름다움도 좋아하고, 어두운 곳에서 황홀하게 펼쳐진 밤하늘도 사랑하지만, 그런 별을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도 못지않게 사랑한다. 그것이 내가 천문학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p.14) ‘철학적 인간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독일의 의학, 천문학, 사회학자인 막스 셀러는 그의 책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에서 현대인이 인간에 관한 개별 과학적 지식과 부분적 이해는 많이 갖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인간에 관한 종합적인 이해, 즉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일적인 통찰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책 제목 그대로 ‘우주에서 인간의 위치’를 ..

〈 Book Review 〉 《최상위 초등학생의 학습 설계법》 -공부하는 뇌를 만드는 주체적 학습 설계 방법 _김일동 / 행복한북창고 “모든 일에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학습도 마찬가지다. 조급한 마음으로 아이를 닦달한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다. 체계적이고 명확한 학습 설계를 통해 아이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공부도 마음의 자세와 습관이 중요하다. 초등학생 때의 학습태도가 평생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5년간 수학 학원을 운영하며 수천 명의 학생을 지도해온 이 책의 작가 김일동 선생은 아이들의 학습 태도 개선과 성적 향상에 있어 탁월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가 개발해서 제시하는 ‘초등학습 설계 10단계’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의 답답한 마음..

〈 Book Review 〉 《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_임하연 / 블레어하우스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미국 제 35대 대통령)는 유세지인 텍사스 주 댈러스 시 다운타운에서 컨버터블로 퍼레이드를 벌이다가, 갑작스런 총탄에 목과 머리를 저격당해 숨을 거두고 만다. 현직 대통령이 퍼레이드 중에 살해되는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방송되며 세계인에게 또 다른 의미로 큰 충격을 주었다. 케네디는 역대 최연소의 나이에 당선된 미국 대통령이자, 최초의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 미국 최초의 비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대통령이었다. 케네디 이야기를 먼저 꺼내게 된 것은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재클린이..

〈Book Review〉 《 경제 에스프레소 요즘 금융 》 - 21가지 키워드로 풀어낸 흥미로운 돈의 진화 _김종승 / 한빛비즈 “은행업(banking)은 필요하지만, 은행(bank)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_빌 게이츠(Bill Gates) 국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사태로 가속한 비대면 금융시대에 발맞춰 영업점포를 줄이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말 4564개였던 이들 은행의 영업점포수는 2021년 6월 말 4379개로 185개 감소한 데 이어, 2022년 6월 말(4062개)까지 1년 만에 추가로 317개가 문을 닫았다. 2020년 6월 말~2023년 6월 말 기간 줄어든 영업점포만 638개에 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