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영사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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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의 소멸 】 - 우리는 오늘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_한병철 / 김영사 저자의 사념은 일본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 《은밀한 결정(結晶)》에서 모티브를 잡는다. 사라지는 사물들, 상실되는 기억들. 소설 속 사람들은 전체주의 체제 속에서 망각과 상실이 지배하는 영원한 겨울을 살아간다. 은밀히 기억을 되짚는 사람은 체포된다. 기억경찰에게 핍박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오가와의 디스토피아에서 세계는 점진적으로 비어가고 결국 사라진다. 몸의 부분들도(역시 사물인지라) 사라진다. 결국 몸 없는 목소리들만 남아 부질없이 공중을 떠돈다. 이런 생각. 나의 생각인지 어디선가 본 기억인지 모르겠다. 사물에는 나의 사념도 묻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주변에 쌓여가는 사물들(특히 책)이 많아지면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

【 리 스몰린의 시간의 물리학 】 - 실재하는 시간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의 모험 _리 스몰린 / 김영사 “물리학을 믿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구별이란 단지 고질적인 환상일 뿐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그럴까? 시간은 단지 환상에 불과할까? 위에 언급된 아인슈타인의 말 속에는 실재와 진리를 자각하려면 시간이라는 환상을 초월해야 한다는 생각도 담겨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자는 “공간은 환상일 수 있지만, 시간은 분명 실재한다”고 힘을 준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시간의 실재성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서학, 조선을 관통하다』 - 정민 교수의 한국 교회사 숨은 이야기 _정민 / 김영사 을사년(1785) 봄, 이승훈과 정약전, 정약용 등이 장례원(掌禮院)앞 중인(中人) 김범우의 집에서 설법하였다. 이벽이란 자가 푸른 두건을 머리에 쓰고 어깨에 드리운 채 정 가운데 앉아 있었고, 이승훈과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삼형제와 권일신 부자가 모두 제자를 일컬으며 책을 낀 채 모시고 앉아 있었다. 이벽이 설법하며 가르치는 것이 우리 유가에서의 사제의 예법에 비하더라도 더욱 엄격하였다. 날짜를 약속해서 모인 것이 거의 몇 달이 지났으므로, 사대부와 중인으로 참석한 자가 수십 인이었다. 추조(秋曹)의 금리(禁吏)가 그 모임을 도박판으로 의심해서 들어가 보니, 대부분 낯에 분을 바르고 푸른 두건을 썼는데, 손가락을 ..

【 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_이어령 / 김영사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깃털은 흔들린다. 날고 싶어서.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공깃돌은 흔들린다. 구르고 싶어서.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내 마음은 흔들린다. 살고 싶어서. _(62) 2020.7.5. 전문 이어령 선생이 살아 계실 때, ‘암’판정을 받고 난 후 방사선 치료도, 항암치료도 받지 않으셨다고 한다. 3~6개월 간격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만 했을 뿐이라고 알고 있다. 선생은 투병(鬪病)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대신 친병(親病)이라고 불렀다. “의사가 ‘당신 암이야’이랬을 때 나는 받아들였다. 육체도 나의 일부니까, 그래서 암과 싸우는 대신 병을 관찰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 선생은 2019년 1월 중..

『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_장수찬 / 김영사 돈 공부는 빠를수록 좋다. 돈의 흐름을 안다는 것은 경제와 금융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이다. S&P 글로벌 금융 문맹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문맹률이 33%라고 한다. 142개국 가운데 81위이다. 특히 연소득 3천만 원이하 저소득층, 18~29세 젊은 층 그리고 70세 이상 고령층의 금융 이해도가 평균보다 낮았다. 그 결과는 오늘날 사회문제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청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대출 피해와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역사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조선시대 돈의 흐름과 함께 국정의 운영, 문관과 무관의 관계, 부와 권력, 부의 흐름을 바꾼 거상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슷한 시기..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 우주의 탄생부터 인간 의식의 출현까지 _박문호 / 김영사 이 책의 저자 박문호 박사의 스터디 그룹은 공부를 매우 빡세게 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언젠가 저자의 다른 책을 본 기억에 의하면 다양한 직업군(주로 과학 비전공자)의 스터디 멤버들이 칠판 가득 복잡한 수치와 공식, 도표를 직접 그리면서 설명하고 있었다. 거의 외워서 그렇게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저자는 과학의 대중화를 넘어 ‘대중의 과학화’를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14년간 이끌어온 ‘(사)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에서 행한 강의를 정리했다. 우주의 시작에서부터 지구와 생명의 탄생,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 인간의식의 출현에 이르는 자연현상의 유장한 역사를 전자, 광자, 양성자의 상호작용이라는 관..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_김선희 / 김영사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 아이들의 개성에 맞게 적합한 전공과 직업을 택하도록 지원해주고 격려해주고 있을까? 아니면, 부모가 못다 이룬 꿈을 실현시켜주는 대역으로 여기고 닦달하고 있진 않은가? 인간의 생애 중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지만, 특히 청소년기로 대표되는 중, 고등학생 때 형성되는 자아관과 품성이 평생을 좌우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중한 시기에 부모들과 선생들은 아이들을 코너로, 절벽으로 몰아세우고만 있진 않은가? 이 책의 지은이 김선희 선생은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믿는 27년차 음악교사이다. 동료교사,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감대화’전도사로 유명하다. 각 챕터 제목이 벌써 마음을 ..

『전길남, 연결의 탄생』 - 한국 인터넷의 개척자 전길남 이야기 _구본권 / 김영사 전길남 박사. 이분의 프로필을 간략하게 옮기려고 해도 백지 한 장이 부족하다. 한국이 IT강국이 된 것은 이분의 노력이 상당했던 탓이다. 한국 과학의 발전을 위해 귀중한 씨앗을 심은 덕분에 그 나무가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일교포 2세로 오사카에서 태어난 선생은 부모가 일본에서 벌인 사업이 안정권내로 들어서자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청소년기를 거친다. 부모는 아들에게 일본에서 사회적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일본인처럼 말하고 일본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교육받았다. 선생의 몸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느낀 것은 1960년 한국의 4.19 혁명이었다. 사춘기의 전길남에게 한국에서 일어난 4.19는 존재..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 _게일 콜드웰 / 김영사 “지평선 너머의 희망을 바라보려면 힘들고 막막해. 제 발끝을 보며 가는 게 제일 좋지.”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앞날과 미래를 바라보면 불안감만 커져. 그저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보자.”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은 저자가 유아기에 소아마비에 걸린 뒤 다리를 약간 절며 살아온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축을 이룬다. 다리를 약간 전다고 해서 저자의 인생도 절뚝거리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과 고통을 맛보며 하루하루를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스토리이다. 제목으로 쓰인 설명서 또는 매뉴얼을 생..

『우종학 교수의 블랙홀 강의』 _우종학 / 김영사 “인간이 과학적 사색을 통해 온갖 만족을 누릴 수 없다는 건 상당히 딱한 일이다.” 양자역학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저명한 물리학자인 덴마크의 닐스 보어가 한 말이다. 마치 과학적 사색과 연구만이 인간 삶의 만족을 누릴 수 있다는 오해의 소지도 있지만, 확실히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편하게 해준 것만은 분명하다. 삶의 질까지 향상시켰다는 언급은 아끼고 싶다. 삶의 질은 개개인마다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은 한국이 우주과학 분야로 성큼 다가간 것으로 기록되는 기쁜 소식이다. 2022년 6월 21일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위성이 지상과 교신에 성공했다. 예정된 장소에 잘 도착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미지의 세계는 언제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