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 책이야기 (34)
一萬書庫

〈 Book Review 〉 《 지구는 답을 알고 있었다 》- 팔레오세부터 인류세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후의 역사 _레이다르 뮐러 / 애플북스 (2025) “이 책은 지난 6억년 동안 이어져온 기후의 역사를 살펴보는 여정이다. 이 기간 동안 기후는 극과 극을 오가며 변화해왔다. 대륙의 느린 이동으로 인해 변화는 수백만 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기도 했지만, 거대한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또는 갑작스럽게 둔화된 해류로 인해 급격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지질학자인 이 책의 저자 레이다르 뮐러는 지구에서 모든 생명체가 살아 숨 쉬고 우리 인간이 역사를 쌓아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우주의 균형덕분이라고 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은 그 우주의 균형유지를 위해 할 일을 다 하고 있을까? 저자는..

〈 Today’s Book 〉 『공간 인간』 _유현준 / 을유문화사 (2025) “이 책은 시대별로 진화의 단계에서 필요한 역할을 했던 건축 공간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리 가상공간이 중요해진 시대라 하더라도 인류가 화합하여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IT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다. 이 시대에 맞는 건축에서의 공간 혁명이 필요하다. 그것이 격변의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 세대에 주어진 숙제다. 그런 건축 공간의 혁명은 건축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건축에서의 위대한 혁명은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 인류는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난 수만 년의 세월 동안 그래 왔기 때문이다.” (P. 390) 사람..

〈 Book Review 〉 『산기슭에서, 나 홀로』 _우에노 지즈코 / 청미 (2025) 오래전, 홀로 사막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살던 한 여인에 관한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직업은 화가였다. 몇 년 후, 절친 한 사람이 큰맘 먹고 그곳을 찾아왔다. 그 친구가 주위를 둘러본 후, 한 첫 마디가 “뭐야, 주변에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자 집주인이 답하길 “응, 그래서 여기 왔는데...” 사막보다는 좀 나은 환경이겠지만, 산기슭에 나 홀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삶은 어떨까? 일본의 사회학자인 이 책의 저자 우에노 지즈코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야쓰가타케 남쪽 기슭(가보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은 일본에서 꽤 면적이 넓고 유명한 산악지대라고 한다)에 있는 친구의 별장에서 머무르게 된 것을 계기로 전원생활에..

〈 Today’s Book 〉 『미라보 카페의 단골이 되다』 _심영희 / 중민출판사 (2025) “산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지만 바다 전래설을 가지고 있는 미황사를 생각하다 보니, 프로방스의 성당 두 곳이 떠올랐다. 한 곳은 바위산 꼭대기에 위치한 무스티에 생마리 성당이고, 다른 한 곳은 아를 남쪽 바닷가에 있는 생마리 드라메르 성당이다. 이름이 헷갈려 전자는 ‘산꼭대기의 생마리 성당’, 후자는 ‘바닷가의 생마리 성당’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산꼭대기의 생마리 성당’은 108계단을 올라야 하는 미황사처럼 2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런가 하면 ‘바닷가의 생마리 성당’은 배에 불경과 불상, 석궤를 싣고 들어왔다는 전설을 가진 미황사처럼 성녀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서 지었다는 비슷한 유래를 가..

〈 Book Review 〉 《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 _안드레아 칼라일 / 웅진지식하우스 (2025) “노년은 잘 무장해야 진입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아니라 친숙하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시기이다.” (p.144) 몇 살부터 노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할까?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춰볼 때, 2023년 기준 72세 노인의 건강수준이 10여 년 전(2011년) 65세 노인의 건강 수준과 비슷하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근로 여력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노인 연령을 조정하는 정책은 집단 간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

〈 Book Review 〉 《 이토록 불편한 진실 》 - 7가지 테마로 본 인류 사회의 기만과 위선 _태지향 (지은이) 구텐베르크 (2025)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잃었을 때 모든 것을 부당하게 대해왔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도 자신을 잃어버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악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망각할 때 그저 일상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평범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잃어버린 인간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지고, 그 결과 역사는 폭력과 지배의 연속이 된다.” (P. 453) 같은 사물이라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서 그 모양이 달리 보인다. 빛과 어두움도 한몫 한다. 하물며 인류가 삶의 역사를 이어가면서 만들어낸 여러 가지 관념들은 어떤가? 그것이..

〈 Book Review 〉 《 팬텀 시그널 》 _조선희 / 네오픽션 (2025) “너와 다른 모든 너는 각자 자기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그 우주는 네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 행동과 인간관계, 그 밖의 기타 등등이 켜켜이 쌓인 구조물이다. 오직 너의 감각으로만 살아가는 세계, 너의 감정이 느끼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굴러가는 시공의 세계, 네가 주인인 세계, 너만의 우주이다.” 남다른 능력을 가진 모녀가 주인공이다. 아니 엄마의 엄마까지 포함하면 3대째 이어지는 능력이다. 그런데 그 능력이 썩 좋지만 않다. 돌파구는 될지언정, 선한 해결책은 아니다. 엄마의 이름은 수우이고, 딸의 이름은 송하이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간의 정신영역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뉜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 Book Review 〉 《 쿨투라 CULTURA 》 _2025.03 - Vol.129, K-뮤지컬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문화적 역동성을 담고 있는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cultura》 2025년 3월호 테마로 「K-뮤지컬」로 잡았다. K-뮤지컬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여러 필진이 참여했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는 외연을 확장하는 K-뮤지컬이 되길 바라면서, 잘 익은 단감이 내 입으로 떨어질 순간만을 꿈꾸며 감나무 아래 마냥 누워만 있을 것이 아니라, 좋은과실이 맺어지도록 비료도 주고, 보호하고 육성하는 다양한 방식과 정책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연평론가 김소정은 현재 무대에 올라있는 상연작을 통해 한국뮤지컬의 과거와 미..

〈 Book Review 〉 《 돌배 》 - 미야자와 컬렉션 5 |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_미야자와 겐지 (지은이),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긴이) 여유당 2025-03-10 원제 : やまなし 우리의 삶에서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러나 반대로 행운 역시 불현 듯 다가온다. 바라지 않던 불행, 꿈도 꾸지 않았던 행운이 교차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땅을 떠나는 시간이 왔을 때, 대부분 인생견적을 내볼 것이다. “참 괜찮게 살아온 인생길이었다.” 아니면 “이번 생은 망쳤다. 죽도록 고생만 하다 간다.” “아기 게 두 마리가 푸르스름한 계곡 바닥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처음으로 부모하고 떨어져서 형제들만 둘이 손 붙잡고 바깥나들이를 나온 듯하다. 때는 오월이었다. 느닷없이 어린..

〈 Book Review 〉 《 자살의 연구 》 | 암실문고 _앨 앨버레즈 (지은이), 최승자, 황은주 (옮긴이) / 을유문화사 2025-03-05 원제 : The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 “죽음이 감히 우리에게 찾아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비밀스러운 죽음의 집으로 달려 들어간다면, 그것은 죄일까?” _윌리엄 셰익스피어 최근 국내 통계에 의하면, 자살 사망자 수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다. 팬데믹 이후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데다가 경제적 침체가 장기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자살의 동기와 원인을 간단히 평가할 일은 아니다. 보다 세밀한 개인적인 사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매일 평균 약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