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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萬書庫

【 오늘도 삶을 읽어나갑니다 】 _이성갑/ 스토어하우스(Storehouse) 이 땅에 태어나서 잠시 머무르다 가는 동안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떠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현장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책을 좋아했다. 책 사는 행위를 즐겨 했고, 책 읽는 행위가 삶의 낙이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돈을 벌었다. 그렇게 책은 나에게 사소함과 소소함의 일부였다.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 날 일부가 전부가 되어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책을 팔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성갑은 부산에서 동네 책방 ‘주책공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책공사’라는 간판만 보면 뭐하는 덴가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간판 하단에 ‘서점입니다’..

【 과학이라는 발명 】- 1572년에서 1704년 사이에 태어나 오늘의 세계를 만든 과학에 관 하여 / 데이비드 우튼 / 김영사 “이 책의 제목은 ‘과학의 발명’이다. 그것은 뒤돌아볼 때만 그 중요성이 충분히 파악될 수 있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저자 데이비든 우튼은 역사학자이다. 영국과 캐나다 대학들에서 역사와 정치를 가르쳤다. 책의 부제를 ‘다시 쓰는 과학의 역사’라고 붙일만하다. 그만큼 저자는 기존의 학설에 반기를 든다. 과학의 역사를 연구하는 과학사학자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역사적으로 ‘과학혁명’은 없다고 하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데이비드 우튼은 과학이 1572년에서 1704년 사이에 태어나 오늘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때가 곧 ‘과학혁명의 시대’라는 것이다. 근대과학이라고 이름붙일 만한..

【 죽은 자의 집 청소 】 _김완/ 김영사 “수도꼭지의 아이러니는 누군가가 씻는데 도움이 되고자 만들어져있지만 결코 스스로 씻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죽은 자의 집이라면 그가 누구든 그곳이 어디든 가서 군말 없이 치우는 것이 제 일입니다만 정작 제가 죽었을 때 스스로 그 자리를 치울 도리가 없다는 점이 수도꼭지를 닮았습니다. 언젠가 죽은 이가 숨을 거두고 한참 뒤에 발견된 화장실에서 수도꼭지에 낀 얼룩을 닦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없다고.” 세상사가 복잡해지면서 새로운 직업군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도 있다고 들었다. 고인이 생전에 활동하던 네트워크 활동을 정리해주는 작업이다. 이 일은 험한 직업이 아니다. 이곳저곳 웹서핑을 하면서 작업을 하..

【 폭력의 위상학 】 _한병철/ 김영사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폭력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폭력에 대한 혐오가 근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폭력은 그저 변화무쌍할 뿐이다. 사회적 구도가 변화함에 따라 폭력의 양상도 달라진다.” 사회적 구도의 변화에 따라 폭력의 양상도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한다. 폭력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살아 있는 독일 철학자는 한국인, 한병철이다” 〈엘 파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폭력’을 깊이 사유한다. 저자는 폭력을 ‘거시물리학’과 ‘미시물리학’ 관점에서 바라본다. 자신의 사유를 피력하기 전에 프로이트, 벤야민, 카를 슈미트, 리처드 세넷, 르네 지라르, 아감벤, 들뢰즈와 가타리, 푸코, 부르디외, 하이데..

【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 】- 이름 없는 아이 _최은옥 (지은이),파키나미 (그림)/ 주니어김영사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2권이 출간되었다.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상상의 학교 이야기다. 지은이의 발상이 대단하면서 아름답다. 아이들을 멋진 상상의 교실로 안내해주는 것은 무지개다. 무지개를 보면 아이도 어른도 어둡던 마음이 환해지듯, 아이들은 커다랗고 화려한 무지개가 운동장 한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정신없이 달려간다. 무지개를 따라간 아이들은 무지갯빛 속으로 난 계단을 발견하고 그 계단을 내려간다. 1권에서는 처음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를 방문한 아이들에게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모자씨가 안내를 해준다. 일종의 규칙을 알려준다. 이 학교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고 상상을 많이 할수록 학교..

【 바둑전쟁 신들의 게임 5 】- 마법의 봉인 _진서(지은이), 최우빈(그림), 강나연(감수)/ 재단법인한국기원 (기획)주니어김영사 바둑전쟁 신들의 게임 5권이 출간되었다. 1권-견사부의 등장, 2-천호의 부활, 3-견황의 후회, 4-하늘 신들의 세상에 이어 5권은 ‘마법의 봉인’이다. 어린이들에게 바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미 바둑을 두고 있는 아이들에겐 더욱 그 의욕을 북돋아주는 책이다. 만화로 제작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재단법인 한국기원이 감수를 맡았고, 한국기원에서 바둑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는 강나연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석사, 같은 대학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저자가 만화 중간 중간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학습페이지를 맡았다. 5권에서는 주인공 ..

【 약탈 기사 로드리고와 꼬마둥이 】 _미하엘 엔데, 빌란트 프로인트/ 주니어김영사 미하일 엔데(또는 미하일 엔더)라는 이름만 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아마도 『모모』때문일 것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은 지금까지 전 세계 40개국이 넘는 나라의 언어로 옮겨져 35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깊은 사랑을 받던 그는 1995년, 예순다섯의 나이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 『약탈 기사 로드리고와 꼬마둥이』는 미하일 엔데의 미완성 원고이다. 미하일 엔데 바라기 빌란트 프로이트(현재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동 문학가)가 이 원고의 ..

【 고양이 마음 사전 】 _나응식 (지은이), 댄싱스네일 (그림)/ 주니어김영사 아직 반려동물을 키워 본적은 없지만, 만약 키우게 된다면 개보다는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본 후 무턱대고 고양이를 곁에 두지 않길 참 다행이다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미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왜 집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난 잘 모르겠다만)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나응식 원장(그레이스 동물 병원 대표 원장)은 고양이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싶은 냐옹신이라고 소개된다.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냐옹신이라는 닉네임을 쓴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책 제목 그대로 『고양이 마음 사전』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연히 고양이는 인간과 다른 시간대에 ..

【 말 하자니 일이 커지고 안 하자니 속이 터지고 】 - 좋은 관계를 위한 표현의 기술 _김지윤/ 김영사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함께’가 중요한 만큼 ‘홀로’도 중요하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좋지않은 기류, 불편한 기류라 판단되면 그 흐름에서 빠져나와 독야청청 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_ 공감이 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어느 집단에서 따돌림 즉, 왕따를 당하면 못견뎌한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홀로’라는 상황은 두렵다. 실 끊어진 연처럼 방황하기 쉽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를 즐기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맛난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을 회식자리, 회의에 대한 회의만 남는 빈번한 미팅 등의 횟수가 줄어들어 숨통이 트이는 사람이 있을 ..

【 나는 자폐 아들을 둔 뇌과학자입니다 】 _로렌츠 바그너/ 김영사 교통사고나 찰나적 외부 손상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을 제외한 내과적인 질병(암 또는 호흡기, 소화기질환, 심장병 등)은 몸 내부에서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 결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고통이나 질환은 어떤가? 본인은 물론 가족, 주위사람들조차 그 사람의 성격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가급적 부딪히지 않으려고 한다. 가끔 제정신으로 살아갈지라도 타인에게 큰 해를 끼치지만 않으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 자폐증은 어떤가? 처음에는 아이가 다소 예민하거나 특이하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아이가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는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자폐증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위장해서 아이의 마음(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