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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萬書庫

【 사물의 소멸 】 - 우리는 오늘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_한병철 / 김영사 저자의 사념은 일본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 《은밀한 결정(結晶)》에서 모티브를 잡는다. 사라지는 사물들, 상실되는 기억들. 소설 속 사람들은 전체주의 체제 속에서 망각과 상실이 지배하는 영원한 겨울을 살아간다. 은밀히 기억을 되짚는 사람은 체포된다. 기억경찰에게 핍박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오가와의 디스토피아에서 세계는 점진적으로 비어가고 결국 사라진다. 몸의 부분들도(역시 사물인지라) 사라진다. 결국 몸 없는 목소리들만 남아 부질없이 공중을 떠돈다. 이런 생각. 나의 생각인지 어디선가 본 기억인지 모르겠다. 사물에는 나의 사념도 묻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주변에 쌓여가는 사물들(특히 책)이 많아지면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

【 리추얼의 종말 】 -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_한병철 / 김영사 1. “리추얼은 상징적 행위다. 리추얼은 공동체가 보유한 가치들과 질서들을 반영하고 전승한다. 리추얼은 소통 없는 공동체를 발생시킨다.” 리추얼(Ritual)은 의례, 의전, 예전, 의식, 축제 등의 여러 의미로 쓰인다. 공동체적 성격을 지니기도 한다. 자기계발분야에선 ‘반복적으로 행해짐으로써 마음을 안정시키고 생활에 리듬감을 주는, 개인의 일상적 습관’이라는 뜻을 담고 있긴 하나 이 책에서 저자가 언급하는 리추얼과는 의미상 거리가 멀다. 나는 내 마음대로 리추얼을 이렇게 정리했다. ‘지속가능한 영육의 교감’ 2. 재독 철학자인 이 책의 저자 한병철은 다양한 시각으로 리추얼을 진단한다. 리추얼은 그리움이 향하는 장소가 아..

【 폭력의 위상학 】 _한병철/ 김영사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폭력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폭력에 대한 혐오가 근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폭력은 그저 변화무쌍할 뿐이다. 사회적 구도가 변화함에 따라 폭력의 양상도 달라진다.” 사회적 구도의 변화에 따라 폭력의 양상도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한다. 폭력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살아 있는 독일 철학자는 한국인, 한병철이다” 〈엘 파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폭력’을 깊이 사유한다. 저자는 폭력을 ‘거시물리학’과 ‘미시물리학’ 관점에서 바라본다. 자신의 사유를 피력하기 전에 프로이트, 벤야민, 카를 슈미트, 리처드 세넷, 르네 지라르, 아감벤, 들뢰즈와 가타리, 푸코, 부르디외, 하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