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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_한한 / 문학동네 “우리는 어떤 나라의 생산품을 보이콧했다, 그들이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의 생산품을 보이콧한다, 그들이 우리의 감정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의 생산품을 보이콧한다, 그들이 우리의 체면을 상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의 생산품을 지지한다, 그랬더니 그것이 우리의 건강을 상하게 하였다.” _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 촌철살인의 글이다. 짧은 글 속에서 자존심, 감정, 체면에 거의 목숨을 거는 중국, 중국인민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말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토종 중국인의 시선으로 보는 중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읽다보면, 그 표현력에 나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중국인이 쓴 글이 아닌 타자의..

『레닌의 키스』 _옌롄커 / 문학동네 ‘날이 더워졌는데 눈이 내렸다. 세월이 병들었다.’ 이상기온의 극치다. 펄펄 끓는 지독한 여름날에 눈이 내렸다. 엄청난 규모의 열설(熱雪, 여름에 내리는 눈을 의미하는 방언)이었다. 밀이 완전히 익어 온 세상이 뜨거운 향기로 넘치다가 갑자기 큰 눈에 모두 덮여버리고 말았다. 이 소설의 원제는 수활(受活, 서우훠)이다. 중국 북방 방언으로, 허난성 서부 바러우산맥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설명된다. 즐거움, 향락 등의 의미로 쓰이지만 바러우 산맥에서는 특히 ‘고통 속의 즐거움’, 혹은 ‘고통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수활(受活, 서우훠)이란 단어는 소설의 무대가 되는 마을이름으로 쓰인다. 수활장(受活莊, 서우훠마을)은 명 황조의 홍무(洪武)에서 ..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 한창훈 / 문학동네 “섬은 연애하기가, 그래서 결혼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다. 사내들은 충분한데 여자는 기근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을 뽑는다면 첫째 조건으로 여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일 것이다.” 섬에서 태어난 여인들은 어떻게든 뭍으로 나가게 되길 바란다고 들었다. 남자들 역시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해본다. 그 대신 뭍에 있는 사람들은 때로 섬을 동경한다. 물론 잠시 머무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럴 것이다. 섬에 콕 박혀서 살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 역시 뭍에서 나고 뭍에서 자란 사람인지라, 가끔 섬 생활을 꿈꿔보긴 한다. 섬에서 생활하다보면 막연하나마 그 동안 육지 생활에서 묻은 여러 쓸모없는 상념들을 섬의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