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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萬書庫
『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 위즈덤하우스 ‘지적생활’.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육체노동이나 활동의 반대 영역으로 단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정신노동은 육체노동 그 이상으로 열량이 소모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어떻게 엄격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육체노동이라고 생각 없이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정신노동도 몸이 협조를 안 해주면 곤란하다. 따라서 ‘지적생활’을 비생산적 소비생활을 하는 유한계급’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대영박물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지적생활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수이자 수상이었던 제임스 윌슨도 대학에 몸담으며 지적생활에 힘쓴 교수였다. 즉 지적생활은 이데올로기와는 전..
【 블랙 오로라 】 오사 라르손 / 아르테 ) --> ) --> “빅토르 스트란드고르드가 죽는 것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힘샘교회에 누워 거대한 지붕 창문을 올려다본다. 남자와 저 위 어두운 겨울 하늘 사이에는 꼭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소설의 도입부분이다. 죽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그만큼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긴데, 이 무슨 상황인가? 지금 이 묘사를 보면 그의 영혼은 여전히 건재한 듯하다. ) --> 세무변호사로 일하는 이 소설의 여주인공 레베카는 어느 이른 아침, 라디오 뉴스를 통해 빅토르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빅토르는 서른 살 안팎의 유명한 종교지도자이자 레베카의 옛 친구 산나의 남동생이다. 빅토르는 9년 전 교통사고로 심장이 완전히 멎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그 후 종교적 계시..
월간 【 샘터 】 2016년 7월호 “살 때문에 주눅이 들어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을 때, SNS 속 남들의 화려한 일상과 비교하며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채 읽지도 못한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만 갈 때.. . 지금이 바로 인생의 다이어트를 결심해야 할 순간입니다.” 이번 7월호의 특집은 인생 다이어트이다. 몸과 마음의 다이어트. 독자들의 투고 원고 위주로 이야기가 채워졌다. SNS를 통해 친구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한 숨 짓던 어느 독자는 급기야 울음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비교의 불씨가 되었던 SNS를 과감하게 탈피 한 후 글쓰기, 그림그리기, 요리하기 등으로 취미를 바꾸고 삶속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고자 하는 마음을 들여다본다. 책을 좋아하다 못해 마치 책 수집..
【 지킬박사와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인디고 ) --> ) --> ) --> 오늘 외신에선 독일에서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10대 남성이 열차 승객을 대상으로 도끼와 칼을 휘둘러 최소 20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다. 기차 안에서 갑자기 도끼와 칼을 휘두르며 승객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20명 이상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고, 부상자 중 3명은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내막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불특정 다수를 노린 공격행위라고 생각이 든다. 이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도망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한 범인은 외관상으로 표시가 났었을까? 주위사람들에게 왠지 모를 섬뜩함을 안겨 주었었을까? 이 사람을 경..
【 기쁨을 더 풍성하게 하라 】 화종부 / 두란노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삶의 원칙은 ‘구별된 삶’입니다. 오래 전에 어느 법조인(검사)의 신앙고백을 들을 일이 있었습니다. 강남의 꽤 큰 교회를 출석하고 있었더군요. 그분은 돌아온 탕자가 되어 ‘구별된 삶’을 훈련 중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제대로 돌아오기 전에 업무를 빙자해서 룸살롱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음주가무에 흠뻑 빠져 지내던 때, 낯익은 얼굴과 합석을 하게 됐습니다. 서로 어디서 봤지? 하면서 궁금해 하던 차에 주일날 같은 교회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서로 매우 멋쩍어 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남이야기로 흘려버릴 이야기가 아니긴 합니다. 나는 언제 어느 곳에 가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사람인가? 악..
【 완벽에 대한 반론 】 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 --> 급변하는 세계의 면모는 이미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생명공학’ 분야의 발전과 변화는 명암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차분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인류의 삶과 행복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단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의해 연출되는 (대부분은 경제적 논리가 숨어있는)욕망에 불과한 것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 --> ) --> 책의 서두는 한 청각장애인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생명공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스토리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담론이 될 만한 내용이다. 청각장애인 부부는 아이를 갖기로 결정한다. 단,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를 원했다. 레즈비언 커플인 두 사람은 청각..
【 글쓰기 동서대전 】 한정주 / 김영사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자유’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가 잘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많다는 것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얽매임이 함께 하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 두려움은 억압된 자유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두려울 것이 없다면 ‘자유’ 맞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온전한 자유, 영혼마저도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삶을 살다갔다. 그 과정이 그의 저서 《영혼의 자서전》에 잘 담겨있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펜과 잉크가 아닌 그의 살과 피로 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독자여, 이 책에서 당신들은 나의 핏방울로 써 내려간 붉은 자취를 발견하게 ..
【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 미카미 엔 / 아르테(북21) ) --> ) --> “하얀 암고양이가 바닥에 놓인 접시에 주둥이를 박은 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책 제목에 ‘비밀’을 넣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도대체 무슨 비밀? 고양이의 생각과 시선을 좇아간다. 고양이에겐 인간이라는 생물은 ‘발’그 자체라는 부분에 공감한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위를 올려다보는 경우가 별로 없다. 높은 데를 뛰어오를 때를 제외하곤.. ) --> ) --> 에노시마라는 섬이 소설의 무대이다. 주인공 마유의 외할머니는 이 섬에 있는 에노시마 니시우라 사진관의 주인이었다. 백 년 넘게 영업해 온 이 사진관의 마지막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마유가 그곳을 정리하기 위해 도착했다. 마유는 할..
【 완벽의 배신 】 라파엘 M. 보넬리 / 와이즈베리 ) --> 세상은 우리들을 더욱 완벽한 존재로 만나길 원한다. 완벽하다는 것은 어떤 면에선 좋은 일이다. 기왕이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연 그 완벽함이 건강할까?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이 스트레스로 쌓여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마저도 힘들게 하는 상황은 어찌해야할까? ) --> ) -->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성과 지상주의는 비정상적이고 강박적인 사고방식, 즉 완벽주의를 칭송한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닐스 슈피처는 완벽주의를 ‘학문과 대중심리학 사이에 놓인 애매모호한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여러 정신질환이 완벽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
『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 정은문고 책읽기의 즐거움은 책을 한 권 한 권 모으기 시작해서 책장에 꽂아두는 기쁨으로 이어진다. 고교시절 선생님 중 한 분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제법 많은 책이 들쑥날쑥 꽂혀있었다. 그러니까 키 높이가 잘 안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분이 학교에선 한 깔끔하신 편이다. 흐트러진 모습을 못 참으신다. 그런데 책장은 어찌 이렇게 산만한가. 나중에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책을 왜 그렇게 꽂아놓으셨어요. 시간이 없어서 그러셨다면 제가 정리 좀 해드릴까요? 그러자 그분의 말씀. “책을 구입한 날짜순으로 꽂아놓았지.” 나- “아하~” 그러나 나는 그 방법을 따르진 않는다. 읽은 책과 읽을 책은 구분해도 날짜순 들쑥날쑥 으로 꽂아두면 책을 얼른 찾기 힘들어진다. 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