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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감성 터치 미스터리

Power Reviewer 2016. 7. 13. 14:14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      미카미 엔 / 아르테(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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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암고양이가 바닥에 놓인 접시에 주둥이를 박은 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책 제목에 비밀을 넣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도대체 무슨 비밀? 고양이의 생각과 시선을 좇아간다. 고양이에겐 인간이라는 생물은 그 자체라는 부분에 공감한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위를 올려다보는 경우가 별로 없다. 높은 데를 뛰어오를 때를 제외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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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라는 섬이 소설의 무대이다. 주인공 마유의 외할머니는 이 섬에 있는 에노시마 니시우라 사진관의 주인이었다. 백 년 넘게 영업해 온 이 사진관의 마지막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마유가 그곳을 정리하기 위해 도착했다. 마유는 할머니의 유품이자 사진관에 남겨진 물품들을 정리하다가 미 수령 사진들을 발견한다. 언제 그 사진의 주인들이 찾으러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정갈하게 보관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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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사진 봉투 속 남자들의 공통점은 동일 인물 같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시대와 복장이 각기 다르다. “남자들은 모두 오른쪽 눈꼬리 밑에 커다란 점이 있었다. 우연히 같은 곳에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네 명 모두 같은 점이 있다는 건 우연치고는 너무 기묘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사진 속 인물과 닮은 남자가 사진관을 찾아온 것이다. 마유는 그 남자 마도리와 함께 이 사진들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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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 미카미 엔은 고서(古書)에 얽힌 비블리오 미스터리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으로 일본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은 일본에서 66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미카미 엔의 소설들은 국내에도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미카미 엔은 잡지 스토리박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교 시절 후배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사진관에 방문했다가 그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언젠가는 오래된 사진관 이야기를 쓰겠다는 소망을 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카미 엔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에선 책을,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에선 사진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미지(사진)를 힌트로 수수께끼를 푸는 방식이 활자일 때와는 대조적이라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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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사진, 사진관이 점점 유물(遺物)화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소설은 아날로그적 감상에 젖게 하는 면도 있다. “사진은 과거의 순간을 잘라낸 것이잖아요. 누군가 죽어도 그 사람의 사진은 오래도록 남고요.” 우리는 모두 삶의 여정에서 크건 작건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도 각기 트라우마가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람,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 소설 속에서 그 매개체는 사진이다. 감성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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