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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萬書庫
『가려 뽑은 야담』 신상필 / 현암사 1. 아주 먼 옛사람들의 언어생활은 서로 필요한 정보에 치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시급하고, 먹고 살아가는 문제 이상 더 중요한 것이 없었을 것이다.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계단식 연령 충 구조가 형성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걸어 온 인생의 여정에서 보고 듣고 겪은 것이 많다. 이렇다한 오락거리나 소일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에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는 재주꾼이 있는 곳이면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갔다. 2. 조선시대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귀와 입으로 오고 갔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더욱 빨리, 멀리 전해져갔다. 이야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 김영사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빛깔 생각들 1. 책 제목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을 보면 마치 농담, 유머집 같다. 농담(弄談)의 사전적 의미는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농담이 문학적 소재가 된 일도 있다. 밀란 쿤데라, 오쇼 라즈니쉬와 천재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등이 떠오른다. 이 책은 농담집이 아니다. 유머집도 아니다. 그러나 재미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빛깔 생각들, 발상의 전환, 관례를 깨트리는 일상의 단면, 좀 덜 힘들게 살아가는 방법 등을 카툰처럼 그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2. 저자가 소개하는 ‘크래시 배기지(Crash Baggage)'는 삶에 대한 태도에까지 영향을 주는 듯하다. 크래시 배기지는 이탈리아산 여행 ..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 이야기나무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100가지 단상 1. 꾸준함을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국의 질 좋은 잔디를 벤치마킹위해 한 외국인이 물었다. “어떻게 했길래 잔디 상태가 이렇게 좋은 거죠?” “좋은 종자를 심어 성실히 가꾸는 거죠.” “너무 뻔한 대답 아닌가요? 무슨 비법 같은 게 없습니까?” “그걸 500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는 거죠.” 빈티지의 가치는 바로 이런 것이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빈티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인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만이 그것을 해결한다.” 우리는 빠른 시간 내에 뭔가를 얻으려 애쓴다. 그것도 부당한 방법으로.. 2. 책을 읽는 것도 습관이다. 안 읽는 것도 습관이다. ..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 아르테(21세기북스) 1.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무슨 소리인가? 뉴기니의 중앙 산악 지역으로 가본다. 이 지역은 1932년까지 지구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지역이었다. 울창한 삼림으로 인해 그곳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된 상태에서 살던 원주민들이 백인을 처음 보고는 신 혹은 귀신으로 생각했을 정도이다. 1956년 미국의 생물학자 대니얼 칼턴 가이듀섹은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질병을 뉴기니에서 발견했다. 매년 100명 중 한 명이 중추신경계 퇴화로 사망했다. 증상으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떨었고(따라서 이 병은 관련된 부족의 언어에서 ‘떨다’를 뜻하는 ‘쿠루’병으로 불렀다). 몸을 의지대로 움직일 ..
『아들아 너만 봐라』 이상진 / 나남 1. 회사란 너와의 계약관계에서 ‘갑’일 뿐이다 ;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다. 사회적으로 갑질 논란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갑질이 더욱 넓고 깊게 퍼지지 않는가 염려가 될 정도다. 갑, 을. 참 마땅찮다. 직장인, 월급쟁이는 고달프다. 회사의 규모가 크건 작건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갑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단지 스트레스의 질이 다르다. 그 모양새가 다르다. 2.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 집 큰아들이다. 그가 묻고 내가 대답한 기억들을 묶어서 책으로 만들었다. 주제는 ‘직장생활’이다. 아들이 자신의 월급쟁이 생활을 생각하며 생기는 의문들에 내 30년 세월의 직장 경험으로 시원한 답을 주고자 했다. 교과서적인 답..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유영소 글, 김혜란 그림 / 샘터 1. “옛날에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꼬부랑 길을 나섰대. 꼬부랑 열두 고개 꼬불꼬불 산길을 꼬부랑꼬부랑 넘는데, 얼마나 힘든지 몰라. 꼬부랑 열두 고개를 어찌어찌 다 넘으니, 꼬부라진 오두막이 보이지 뭐야.” 요즘 아이들에게 꼬부랑 할머니의 이미지가 잘 그려질지 모르겠다. 요즘은 어르신들이 더 꼿꼿한 자세를 취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도 꼬부랑 할머니들이 종종 눈에 띄긴 한다. 꼬부랑 할아버지보다 꼬부랑 할머니가 눈에 더 자주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할머님들이 밭일을 많이 해서 그럴 것이다. 2. 꼬부랑 할머니는 꼬부라진 오두막집 툇마루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아무도 집..
『크리에이터 코드』 에이미 윌킨슨 / 비즈니스북스 1. “우리 언더 아머 제품에는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거친 미식축구 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사실 재질은 여성 속옷과 똑같다는 것이죠.” 유명 디자이너가 한 말이 아니다. 미식축구에 남다른 애정과 열심을 갖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지 못했던 플랭크가 한 말이다. 플랭크는 땀이 많았다. 땀을 덜 흡수하는 티셔츠를 입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캠퍼스 근처의 원단 상점을 찾아가서 원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덕분에 합성섬유로 만든 옷이 면보다 땀을 더 잘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플랭크는 자신이 만든 수분 배출 티셔츠를 홍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미식축구 선수가 미식축구 선수를 위해 설립한 이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의류..
『영화 속 심리학 2』 박소진 / 소울메이트 1. “1년간 잠들지 못한 남자. 기계공 트레버 레즈닉은 매일 불면의 밤을 지샌다. 원인도 모른 채 매일 밤 잠들지 못한 그는 늘 피로감에 시달리며 점점 야위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일하던 공장에서 동료의 딸이 기계에 끼어 잘리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 범인은 이반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의 존재조차 모르고 트레버의 잘못으로 몰아세운다. 그의 삶은 점점 의심으로 가득 차고, 트레버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 가는 그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매일 밤 잠들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머시니스트〉 시놉시스 2.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면부족’상태가 누적되면, 몸과 마음의 상태가 피폐해진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종종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의 ..
『곁에 두고 읽는 서양 철학사』 오가와 히토시 / 다산에듀 1. 서양의 철학사를 읽는 것은 서양의 철학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 그들의 삶을 붙잡았는가? 그리고 그 생각들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그러나 막상 그들, 서양 철학자들을 만나보려면 머리가 무거워진다. 하늘도 안 보이는 빽빽한 밀림 속을 들어가는 기분이다. 2. 이 책에는 모두 50명의 철학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각 철학자의 주요 개념을 두 가지씩 소개한다. 따라서 총 100가지의 철학개념이 나온다. 각각의 철학자가 주장한 각 개념들은 숙성된 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3. 소크라테스의 양 손에는 ‘무지의 지(知)’와 ‘대화법’이 들려있다. ‘무지의 지’에 대한 입장은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가 서로 다르다. 소피스트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1. 소설의 무대는 아름다운 해변에 인접해있는 피리위 초등학교다. 초반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뭔가 일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다. 학부모들을 상대로 퀴즈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초등학교와 맞닿은 곳에 사는 폰더 부인이 초등학교에서 들리는 고함소리가 궁금해서 그냥 못 있는다. 창을 통해 강당 발코니를 바라본다. 그리고 무언가를 목격한다. “내가 경찰에 연락해야 할까?” 2.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 퀴즈 대회의 밤 6개월 전으로 간다. 마흔 살 생일을 맞이한 매들린은 아들을 차에 태우고 피리위 초등학교로 가고 있다. ‘우리 아이 제대로 준비하기’라는 제목의 예비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매들린을 통해 여성이 나이를 먹어가는 심리 상태의 한 단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