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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매카시즘의 희생자

Power Reviewer 2023. 10. 16. 14:15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특별판)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_카이 버드, 마틴 셔윈 / 사이언스북스

 

 

 

태평양전쟁이 5년째로 접어든 194586, 미국은 인류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투하했다. 3일 후에는 나가사키에 두 번째 원폭이 투하되었다. 자료사진을 보면 몇 개의 석조건물의 형태만 남아있을 뿐, 지상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원자폭탄은 다른 전쟁무기처럼 공장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는 핵무기의 개발로 세계사의 대전환을 이룩해 내고 과학혁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정부와 군부는 히틀러가 원자폭탄을 개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히틀러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원자폭탄개발을 서둘러야 했다.

 

오펜하이머(이하 그가 좋아하던 애칭 오피라고 호칭)가 원자폭탄개발을 위해 추진된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가 된다. 뉴멕시코 주에 위치한 로스앨러모스의 비밀 연구소에서 원자폭탄의 설계와 첫 실험이 이루어졌고, 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오피가 핵무기개발에 참여했을 때, 갈등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이론물리학자로서 물리학 이론을 실체물리학(이런 용어는 없지만)에 적용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1945616, 오피는 핵무기의 즉각적 사용에 대한메시지를 표현한다. 그는 폭탄을 사용하기 전에 워싱턴은 영국,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중국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들을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오피는 원자폭탄의 시범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즉각적인 군사적 이용으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강조하는 쪽으로 기운다. 전쟁에서 폭탄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전쟁을 방지할 수 있으리라고 믿게 된다. 아무튼 오피의 삶은 원자폭탄 개발전과 개발후로 나뉜다.

 

물리학계의 슈퍼스타였던 오피는 1953년 무렵이 되자 아군보다 적군이 많아진다. 미국이 핵무기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 때문이었다. 핵무기개발을 위해 전적으로 오피에게 의존했던 무리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그들은 오피가 젊었을 때 잠시 관심을 기울였던 공산당 경력까지 들춰내며 그를 공격했다. 오피는 이 무렵 미국에서 광풍처럼 일어난 매카시즘의 희생자였다.

 

행운과 불행으로 점철된 로버트 오펜하이머라는 한 물리학자의 평전이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차원에서도 유익한 책이다. 현 국제상황은 핵을 소유한 나라가 어깨에 힘을 주는 사이에 더욱 더 공격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반항아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로부터 불을 훔쳐 인류에게 주었다. 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에게 평안이 되기도 하고, 재앙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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