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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No input, no output

Power Reviewer 2023. 7. 14. 16:02

 

 

 

2023 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_한이솔 외 / 허블

 

 

최근 세계최초 AI로봇 기자회견 기사(세계일보, 이지안 기자)를 흥미롭게 읽었다. 기자가 물었다. “당신을 만들어준 인간에게 반항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나요?” AI로봇 아메카의 답변_“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제 창조자는 저에게 친절하시기만 한데요.”

 

인터뷰 장소는 202377일 스위스 제네바였다. 각기 간호사, 가수, 화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석해 인간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파란색 간호사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저는 인간의 옆에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정말이냐?”고 묻자 그레이스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화가 로봇은 AI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이 세상을 우리(휴머노이드 로봇)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며 삐딱선을 타는 가수 로봇이 있는가하면,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당돌한 주장에 AI 제작자가 그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로봇도 있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로봇은 전부 최신 생성형 AI를 탑재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매우 정교해 그들을 만든 제작자들조차 놀라움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허블, 동아시아)이 올해 벌써 6회를 맞이했다. 신진작가들이 문단에 오를 수 있는 멋진 기회이기도 하다. 최후의 심판(한이솔)을 포함해서 5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최후의 심판은 인공지능 판사가 주인공이다. 때는 2053년이다. 아마도 2053년 훨씬 전에 인공지능판사가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판사일정을 잘 소화해내고 있던 AI 판사(솔로 3.0)였다. 인간법조인들이 인공지능판사 때문에 가려지기도 했다. 심지어 신뢰감 부재의 인간판사들은 없어도 된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인공지능 판사가 법정에 섰다. 판사가 아닌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서, 검사와 재판관 앞에서 스스로를 변호해야 할 초유의 사태가 펼쳐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민중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변한다. 같은 인간들에게 그저 저 인간 언제 죽나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럴 수도 있지하고 대충 이해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AI에 대한 기대감이나 선입견은 매몰차다. AI가 실수라도 하면 그럴 수가 없지하고 침을 튀긴다. 그렇다. 인공지능판사가 허점을 보인 탓이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인공지능판사는 당당하다. 인간에게 안 밀린다. “‘판사 솔로몬(인공판사의 이름)이 안다는 건’ ‘솔로 3.0에 입력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판사로서 알고 있지 않은, 즉 솔로 3.0에 입력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선고할 수 없습니다. 나는 주어진 정보만으로 판결하며, 직무 유기는 오히려 내게 없는 정보를 근거로 판결할 때 해당합니다.“

 

인공지능판사 스토리를 읽기 시작할 때부터 품었던 생각은, ‘No input, no output’이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입력정보를 빼놓거나 다르게 해놓으면 아무리 성능 좋은 인공지능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그러니 문제는 인간에게 있다. 인간이 바르지 못하면 그가 운영하는 AI도 투명하지 못하다. AI를 걱정하기 전에 먼저 인간을 걱정해야 되지 않을까?

 

이 책에 실린 다섯 작품의 공동테마는 AI(인공지능)이다.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만나본다. AI가 인간을 도와주는 성실한 도우미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반란자가 될 것인가? 그 열쇠는 인간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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