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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것인가?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본문

2015

어떻게 살것인가?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Power Reviewer 2015. 5. 29. 12:21

 

 

 

이야기 2015-110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에픽테토스 / 소울메이트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사람답게 살면서 동시에 세속적인 영예를 추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인간다운 삶과 세속적인 영예 중에서 어느 하나를 추구하다 보면 다른 한 쪽은 반드시 무시할 수밖에 없다.” p.38

 

마음의 안과 밖이 전혀 상반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가 어느 순간 그 안과 밖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안이 밖에 되고, 밖이 안이 되어버린다. 공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서 한 순간 삐끗거림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남은 생에서 걸어가고 싶었던 길을 막아버린다. 혼자 그러다 말면 그만이다 생각이 들다가도 그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이 겪을 정신적 혼란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그런 일들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된다. 밖이 안이 되는 것은 그런대로 봐줄만 하나, 안에 들어앉아 있던 온갖 지저분한 것들이 밖으로 나오면 골치 아프다. 인간다운 삶과 세속적인 삶. 대부분 이 둘이 한 지붕 밑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토굴 속에서 10년을 지낸다고 치자, 눈으로 안 보니까 세속의 그 현란한 것들이 모두 사라질까? 이미 내 안에 만들어진 세속의 잔상들은 어이할꼬. 하물며 세속도시에서 호흡하며 살며 차창 밖으로 창문 밖으로 수시로 출몰하는 세상의 유혹들을 이길 장사가 있을까? 단지 어느 한 쪽에 먹을 것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다. 내 안의 양에게 먹이를 많이 주느냐, 호랑이에게 먹이를 많이 주느냐. 양도 양 나름이고, 호랑이도 호랑이 나름이겠지만 누구를 더 챙기느냐에 따라 그 몸과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말을 짧게 하면서 담을 것을 다 담는데, 나는 그런 재주가 없다보니 쓸데없이 말이 길어진다. 그런데 양과 호랑이 이야기를 인용하다보니 이런 생각도 든다. 먹이를 준다고 꼭 강해지고 안 준다고 약해질까? 먹이를 안 주면 더 성질이 포악해지지 않을까? 막가파로 변할 가능성은 못 먹은 놈들이 더 하지 않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책은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Encheiridion)을 영국의 고전문학가 조지 롱이 1877년 영어로 번역한 것을 토대로 했다. 고대 철학자들의 가르침은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곰씹을 내용들이 많다. 에픽테토스는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 제논 등과 다소 다른 차이가 있다. 에픽테토스의 아포리즘은 인간의 실제적인 삶의 방향 설정을 해주는 특질을 갖고 있다. ‘엥케이리디온은 핸드북 또는 매뉴얼로 풀이한다.

 

 

에픽테토스로 대표되는 스토아 철학은 기원전 300년 경 제논에 의해 시작된 이후 약 500년 동안 그리스 로마 사회에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으로 널리 알려졌다. 스코틀랜드에선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이 담긴 교재를 학교 수업에 사용했다. 초기 기독교 저술가들 역시 기독교적 윤리의 틀을 구성하는 데 그의 가르침을 많이 원용했다고 한다.

 

 

근육 단련, 음식 먹기, 음주, 배변, 성 생활 등 육신과 관련 된 일에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러한 것들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할 수 있으니, 육신보다 마음에 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라.” p.105

 

이 글을 읽다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의료계 선배 중 한 사람이다. 음주가무에 특히 능했던 사람이다. 카드놀음도 좋아했다. 그들 부부사이는 짐작컨대 원만하지 못했다. 아내도 전문직 여성이었다. 주말이면 따로 놀러간다. 골프, 여행, 등산 등등 두 사람 다 각기 바쁘다. 선배가 어느 겨울 친구들과 스키를 타러갔다가 큰 사고를 당했다. 척추 골절상을 입었다.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다른 내과적 질병이 겹쳐져서 결국 사고 후 5년도 채 안 되어 이 땅을 떠났다. 이 세상을 떠나기 수 개 월 전에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나에게 해준 말이 생각난다. “내가 내 몸을 너무 혹사시켰어. 몸 위주로만 살았어. 다치고 나서야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어. 어쩔 수 없이 마음으로 마음이 돌아들어오더군. 아마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라도 붙들어 매어놓고 싶으셨나봐. 하도 마음 밖으로만 돌아다니니까...덕분에 그동안 서재에 꽂혀만 있던 책들을 얼추 다 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