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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사피엔스와 바이러스

Power Reviewer 2021. 8. 9. 13:51

 

 

 

사피엔스와 바이러스의 공생 - 코로나 시대에 새로 쓰는 감염병의 역사

_야마모토 타로 / 메디치미디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0시대가 올수 있을까? 집단면역은 언제나 가능할까? 마스크는 언제나 벗을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질문이다. 과연 그 때가 언제일까?

 

인류도 자연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인류와 바이러스는 같이 갈 수 밖에 없다. 학자에 따라선 인류의 역사보다 바이러스의 역사를 더 깊이 보는 경우도 있다. 인류는 감염병과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 1만 년 전, 수렵 채집에서 야생동물을 가축화 시키는 과정 중 숱한 감염병이 출현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저자는 인류문명과 함께 공존해온 감염병의 이력을 정리했다. 세계사를 바꾼 팬데믹, 제국주의가 퍼드린 질병,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들의 습격 등이 주요내용이다.

 

1846년 북대서양에 위치한 페로 제도에서 홍역이 유행했다. 1875년에는 피지 제도에서 홍역이 유행했다. 3개월간 피지 제도 전역 인구 15만 명 중 4만 명이 사망했다. 사망률은 25퍼센트가 넘었다. 그 발단은 피지 왕실의 왕과 그 아들들이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걸려 갖고 온 홍역 때문이다. 왕과 그 아들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피지로 귀국하자 100개가 넘는 섬에서 온 족장들의 열흘 간 이어진 환영회를 통해 홍역은 급속히 번져나갔다. 홍역이 전염병으로서 마지막으로 유행한 곳은 북극권의 섬들이었다.

 

현대의 질병들은 사람들의 이동을 줄일수록 도움이 된다. 고대사회에선 어딘가에 정착해있는 것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많았다. 인구의 규모가 작을수록 바이러스의 생명력은 짧았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수렵 채집 민족은 이동할 때 종종 중증 질병으로 죽을 것 같은 구성원은 버리고 갔다고 한다. 정주(定住)는 주변의 자연 자원을 고갈시키면서 집단을 파멸로 몰아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 자원이 재생하게끔 이동을 계속했다. 이러한 전통은 현재도 일부 몽골 거주민들을 포함한 이동 부족들의 일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 도시민들의 일상은 어떠한가?

 

새롭게 등장하는 바이러스들이 어제 오늘에 그친 것이 아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갑자기 유행했다가 수수께끼처럼 사라져버린 감염병이 있다. 코로나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중반에 걸쳐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좁쌀열, 2차 세계대전 전야에 출현해 1940년대부터 1950년대에 걸쳐 유럽의 중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유행한 신생아 치사성 폐렴, 1950년대 후반에 동아시아 나라들에서 갑자기 유행했다 사라진 오니옹니옹열, 2차 세계대전 뒤 일본에 나타난 이질 등을 들 수 있다.

 

‘21세기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견은 없다맞다. 이견은 없다. 세계 인류는 각기 바쁘게 살아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지적 전쟁이나 테러,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 등이 잠시 세계시민의 관심을 끌긴 했으나, 코로나만큼 공통의 관심사가 또 있었던가?

 

저자는 결국 우리는 에이즈나 코로나19와 공생하는 단계까지 나아갈지 모른다고 한다. 공감한다.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엔 두 바이러스가 이미 만만치 않은 세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적응하는 5단계를 주목한다. 1단계는 적응 준비 단계. 2단계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시기. 3단계는 적응 후기 단계이다. 이 시점부터 바이러스는 사람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정기적으로 유행을 일으킨다. 4단계는 완전히 사람에게 적응했기 때문에 이제는 사람 속에서밖에 존재할 수 없는 감염병이다. 에이즈나 홍역, 천연두가 해당된다. 적응의 최종 단계는 과잉 적응 단계이다. 바이러스가 사람이라는 종에 과도하게 적응한 나머지, 사람을 둘러싼 환경이나 생활에 변화가 생길 경우 적응을 하지 못하는 단계이다. 문제는 최종 단계까지 적응을 완료한 바이러스가 그대로 사라지면 좋겠는데 그 자리를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것이다. 사피엔스와 바이러스의 공생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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