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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당신과 나의 자화상

Power Reviewer 2020. 11. 12. 14:19

 

 

기울어진 의자 | SN 컬렉션 1

_이다루 / Storehouse

 

 

당신과 나의 자화상

 

 

그렇게 몇 개월 동안 어두운 방안에서 적나라하게 스스로를 대면했다. 점차 행동의 결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도리어 내가 좇던 방향을 일찍 잃어버려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찾은 듯했다.”

 

 

‘Alone’이라는 짧은 글에서 성년의 날을 갓 넘긴 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칩거에 들어갔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상황이다. 방문을 잠근 때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 할 때였는데, 벌써 12월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어긋나버린 관계와 시간을 다시 맞출 수 있을까. 나만 홀로 시간을 건너뛴 것만 같았다. 전혀 달갑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 다행히 그 방에 욕실이 달려있다고 치자, 생리적인 것은 해결 가능하겠지만, 물도 안 먹나? 그렇게 방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다가도 집에 아무도 없는 것 같으면 살며시 나와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는 이야긴 들은 것 같다만...그나마 다행인 것은, 짧은 이야기 속 주인공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금 전 SNS 에 페친이 올린 글을 읽었다. 지인의 후배가 이 세상을 자발적으로 떠나면서 몇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를 남긴 모양이다. 흔치 않은 일이다. 본인의 부고를 직접 전해주고 떠나는 일이라니...나는 그 사람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오죽하면 그렇게 떠났을까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속에서 공통단어를 찾는다면 ‘(인간)관계’, ‘자화상이 될 것이다. 그 자화상은 글쓴이의 자화상일수도 있고, 독자의 자화상일수도 있다. 내 모습 또는 내 이웃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후반부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자녀를 둔 엄마의 마음과 일상이 스케치처럼 이어진다. 따로 또 같이 이어지는 이야기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조용히 지내고 싶었지만, 어딘가 꼭 끼어있는 극성이들 때문에 그렇지도 못하다. 그렇다고 무 자르듯 지내기엔 아이가 염려되어 얼떨결에 그 극성이들과 어울리다보니 상채기만 늘어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네 삶의 반경이 넓어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가까이서 얽히고 어우러지면서 관계 역시 촘촘하게 맺어질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삶이 더욱 고귀하게 빛날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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