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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본문

2020

나는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Power Reviewer 2020. 3. 23. 23:18

 

 

【 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_말콤 글래드웰 / 김영사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블링크》 《다윗과 골리앗》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신작을 들고 나타났다. 【 타인의 해석 】이란 타이틀이다. 원제는 「Talking to Strangers: What We Should Know about the People We Don't Know」이다.

이 책에서 키워드를 뽑는다면 타인, 소통, 이해, 통찰 등이 될 것이다. 덧붙인다면 원제에 언급된 ‘대화’도 포함된다. 나는 타인을,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때때로 나도 나를 이해 못할 때가 많은데, 타인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 모른다. 그저 대략적으로(그나마 극히 일부분만)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것이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무인도에 살고 있지 않는 한, 요즘처럼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자가 격리’ 생활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낯선 이와의 만남을 피할 수 없다. 비즈니스로 누군가를 만난다 할지라도 역시 그 사람은 타인이다. 저자는 ‘낯선 이’와 소통하는 것은 흔히 범하는 오류(때로는 엄청난)를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그 사람의 진짜 속마음을 알아채기 전에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좀 더 범위를 넓혀서 내가 속한 공동체나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하고 비극적인 결말이 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통점은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도 못하면서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의 함정’에 있다.

책의 도입부분에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났을 때 일어난 비극적인 사례를 시작으로 상대방의 진의와 진면목을 잘 못 파악해서 처참한 결과를 초래한 굵직한 사건들이 매우 자세하게 이어진다. 운전 중 차선 변경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는 이유로 젊은 백인 경찰관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체포되어 수감된 젊은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 샌드라 블랜드의 사연은 매우 안타까운 결말로 끝을 맺었다(그로부터 사흘 뒤 그녀는 유치장에서 자살했다). 한 국가를 뒤흔들어놓은 이중간첩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1930년대 말, 영국총리 체임벌린은 큰마음 먹고 히틀러를 세 번이나 만났다(세계대전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러나 히틀러의 본심을 꿰뚫어보지 못한 그 때문에, 그와 히틀러의 협상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측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 기록된다(반면 처칠은 히틀러가 표리부동한 악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는 그저 히틀러에 관한 글을 조금 읽었을 따름이다).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오히려 진실을 꿰뚫어본 경우는 히틀러를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재범의 여지가 있는 피의자들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 판사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도 현재 진행형일 것이다(오히려 AI 시스템에서는 재판을 기다리는 중에 범죄를 저지를 피의자를 더 많이 추려냈다). 사상 최대의 폰지 사기꾼에게 수백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월스트리트 이야기도 담겨있다.

저자는 이와 같이 결말이 좋지 않은 여러 사례의 원인을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통념에서 찾아낸다. 아울러 그 해결책으로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우선 타인을 오해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진실기본값 이론’이라고 이름붙인 타인이 정직할 것이라는 가정. 타인의 태도와 내면이 일치한다고 착각하는 ‘투명성 관념 맹신’, 행동과 결합하는 맥락의 중요성을 제대로 못 본 ‘결합성 무시’ 등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이 책은 어떤 어려운 문제에 관한 책이다. 특히 우리가 사는 현대의 경계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것 말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어느 정도 알고 이해하는)마을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가나 희생을 치르지 않고 낯선 사람을 익숙하고 아는 사람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실을 기본 값으로 설정하는 데 대해 서로에게 벌을 주지 않는(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는)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한다. 나도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타인에 대해 무척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멀어져야 할 것이다.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만약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 그 낯선 이를 비난한다.” 내 탓이 아니라는 것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만을 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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