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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중국이 붕괴될까?

Power Reviewer 2020. 1. 29. 23:24

 

【 트렌드 차이나 2020】 _베이징 특파원 12인이 진단한 중국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

홍순도 외 / 더봄

한 국가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을 취하려면 자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국과의 관계가 큰 영향을 끼친다. 이웃 나라끼리 관계가 좋았던 사례는 정말 드물다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준다. 이란과 이라크,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스와 터키 등의 관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른 이웃들이다.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한 때 거의 한 나라나 다름없이 사이좋게 지낸 스칸디나비아 3국 정도가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은 물론 일본과의 관계는 긴장상태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덧붙여 북한과의 관계도 언제 다시 재개될지 모르겠다.

시선을 중국으로 돌리면, 중국이 승승장구 발전만 지속될 것 같은 상황이 주춤하고 있다. 아니 뒤로 물러서고 있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서로 한 치의 양보를 허용하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미국과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스몰딜(부분 합의)을 하기는 했으나 미국과의 갈등은 장기전으로 들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 창궐에 따른 도시민들의 행복감 저하,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이 혹독하게 겪은 바 있는 부동산 버블에 따른 전반적인 주거권 악화, 살얼음판을 걷는 식품안전문제, 의료현장의 빈약한 공공서비스, 빈번한 대형 안전사고, 도농 및 빈부 간 격차의 심화 등이 중국내외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비록 중국에만 국한 된 문제로만 볼 수 없지만, 중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전혀 잘 못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중국이 조만간 붕괴되거나 분열되고 말 것인가? 물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중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걷어내고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다. 『트렌드 차이나 2020』이라는 책 제목만 보면 2020년에 중국에는 어떤 트렌드가 대세를 이룰까하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느낌이지만, 전, 현직 베이징 특파원 12인의 레포트를 보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한국의) 국익을 위해 더도 덜도 말고 현재 중국의 트렌드와 중국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묵직한 주제의 학술적인 서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편집되었다. 전반부는 중국이 G1 진입을 가로막는 철옹성 같은 걸림돌인, 톈안먼과 홍콩사태, 대기오염, 열악한 의료현실, 빈부격차, 지하경제, 범죄사회, 반칙사회 등을 예로 든다. 그리고 중국이 일류 국가를 꿈꾼다면 시급히 업그레이드해야 할 부분인 맹목적 애국주의(소위 국뽕), 패배의식, 허풍기질, 모럴 헤저드, 보복심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실제 사례와 통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후반부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차이나 이노베이션에 대한 현재와 미래 이야기가 이어진다.

톈안먼 사태 30주년이 지났지만 해소되지 않는 갈등 ; 중국내에서 최근 사회 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사태에 대한 재평가 요구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당시 희생자들에 대한 추도 행사나 재평가를 요구하는 시위 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당시 당정 고위 관련자의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중국 당국은 사태의 유혈진압에 대한 정당성을 부인하거나 재평가에 나서는 것은 꿈도 안 꾸고 있는 듯하다.

세계 10대 오염 도시 중 8개가 중국의 도시 ;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주범은 노후한 공장들이 첫 번째 이유로 제기된다. 엄청나게 늘어난 자동차 역시 큰 몫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 퇴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참담한 의료 현실 ; 중국인들이 의료 현실을 빙자한 ‘칸빙난, 칸빙구이(看病難, 看病費)’라는 유행어가 진작부터 돌고 있다. “병원 가는 것이 어렵고 너무 비싸다”라는 간단한 말에서 중국 의료 현실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오진 사례는 다반사이고, 국내 언론에도 보도되었지만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했더니 마취 된 사이에 신장을 도둑맞는 일도 종종 있는 모양이다. 한 농부는 트랙터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의대 부속병원으로 후송돼 8시간에 걸쳐 가슴 쪽에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경과는 좋은 듯 했다. 추가적인 치료를 위해 별 생각 없이 다른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이때 놀라운 사실을 통보받았다. 담당 의사가 “오른쪽 신장이 왜 없느냐?” 는 질문을 한 것이다. 그는 너무나도 놀라 병원을 옮겨가면서 몇 번이나 CT 촬영을 했다.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서둘러 최초의 수술을 한 쉬저우의대 부속병원을 찾았다. 답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으로 다시 돌아왔다. 수술 당시 오른쪽 신장을 잠시 떼어내기는 했으나 다시 집어넣었다는 것이 해당 병원의 주장이었다. 그런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는 황당한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다. 가슴 쪽 수술을 하는데 왜 신장을 건드리고 넣었다 뺐다 했는가?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실되었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뒷돈을 주고 편의를 제공받는 편법이 판을 치는 진료현장, 의료 호객꾼과 병원이 공모해 폭리를 취하는 의료사기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이 저널리스트들의 시각으로 있는 그대로 그려지고 있다.

중국 붕괴론과 분열론 ; 중국 붕괴론은 원래 지난 세기 말 미국의 의회도서관을 이용해 연구를 하던 일부 보수적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 불이 지펴진 이론이었다. 처음에는 중국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55개 소수민족 문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4,5개의 정권으로 쪼개진다는 분열론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 경착륙 이론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그 후 중국 경제가 굳건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드디어 2018년 3월부터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자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중국 경착륙 이론은 이제 한 술 더 떠 붕괴론으로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부정적인 전망에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장의 근거는 확실하다. 붕괴론의 가장 큰 단초를 제공하는 성장률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질적으로는 중진국 문턱에 걸터앉은 수준인 중국의 입장에서 6%대의 성장률은 확실히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GDP가 2019년 말 기준 100조 위안(1경 7000조원), 달러로는 14조 달러에 근접한 거대 경제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중국이) 위기라는 말을 쓰기에는 다소 과하다. 중국 붕괴론은 누가 뭐래도 역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계의 희망사항인 중국 흔들기로 인한 실체가 모호한 주장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이 G2를 넘어 G1을 향해 달려가는 행보 역시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결실이 드러날 수 있는, 나름 인정받아야 할 노력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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