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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믿을만한가?

Power Reviewer 2022. 7. 23. 14:01

 

 

 

트러스트 Trust - 신뢰는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_벤저민 호 / 한빛비즈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한이 있더라도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타인을 신뢰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타인에게 신뢰를 받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경제학자인 이 책의 저자는 인류역사에서 신뢰가 어떻게 작동했는가를 시작으로 경제 분야에서 신뢰의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신뢰를 이해하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사회적 제도이다. 거의 모든 제도가 신뢰 없이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는 제도를 만들어 집단행동문제나 부족한 자원의 분배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인간이 만든 제도라는 것은 결국 서로 쉽게 신뢰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아기는 왜 미소를 지을까? 왜 웃을까? 썰렁한 질문 같지만, 저자는 이 질문을 통해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신뢰를 바라본다. 감정을 유발시키는 신호나 반응은 심리학적 고찰의 대상이기도하다. 한편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는 인간의 선천적인 감정반응을 경제활동에서 최적의 전략을 선택하도록 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메커니즘은 스스로 작동해서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우리를 도와주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로버트 프랭크는 아기가 웃는 이유를 신뢰에 둔다. “미소는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상호행동 중 하나이며 신뢰 사이클의 시작점 역할을 한다. 미소는 다른 사람에게 나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의 신뢰를 유도하는 시작점 역할도 한다.”

 

인류학자들은 공동체의 규모를 한정하는 수를 던바의 숫자(Dunbar’s Number)라고 부른다. 사람의 경우 최대 150명이다. 로빈 던바는 1990년대에 영장류의 대뇌 신피질 크기와 무리 구성원 숫자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목했다. 그는 영장류가 신피질을 이용해 무리 내에서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인간이 영장류 중에서 신피질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구성할 수 있는 공동체 구성원의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 결국 쪼개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인류학 논문을 뒤져 부족민의 평균적인 숫자가 대략 150명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 인원이 150명을 초과하면 내부에 분규가 발생하여 공동체가 깨진다는 주장이다. 이는 로마시대 이후로 군대 조직의 표준규모가 150명이고 페이스북에서 서로 소통하는 사람의 수도 평균 약 150명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론이 옳다고 주장했다.

 

전문분야에 대한 신뢰감소 사례도 흥미롭다. -과학자들의 확신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민은 점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믿지 않는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역대 최저를 기록 중이다(한 번도 높았던 적이 없다). -의학에 대한 신뢰는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 감소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기사는 모두 가짜 뉴스라고 믿는 미국인이 많다. (지구상에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나라가 있을까?)

 

우리는 지금 기술과 상호연결로 인해 우리가 가진 문제가 글로벌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현 시대를 인류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는 인류의 선택에 따라 앞으로 지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수세기에 걸쳐 인간사회가 진화함에 따라 인류는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사회구조는 점점 더 심화되는 사회적 딜레마와 점점 증가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처리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 문제도 있었다. 저자는 인류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바로 그 메커니즘이 오히려 우리와 다른 사람을 불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염려한다. “그 어떤 시대든 내집단의 범위는 더욱 커졌고 나와 같은 사람에 대한 정의의 범위는 계속 확대되기만 했다. 우리 앞에는 엄청난 도전이 놓여있지만 사회는 진보하면서 우리에게 도전을 이겨낼 도구도 같이 주었다.” 그 도전을 이겨낼 도구를 찾아서 잘 활용하는 것이 인류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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