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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Power Reviewer 2022. 6. 24. 18:57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_게일 콜드웰 / 김영사

 

 

 

지평선 너머의 희망을 바라보려면 힘들고 막막해. 제 발끝을 보며 가는 게 제일 좋지.”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내일 그리고 또 내일. 앞날과 미래를 바라보면 불안감만 커져. 그저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보자.”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은 저자가 유아기에 소아마비에 걸린 뒤 다리를 약간 절며 살아온 이야기가 서사의 중심축을 이룬다. 다리를 약간 전다고 해서 저자의 인생도 절뚝거리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과 고통을 맛보며 하루하루를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스토리이다.

 

 

제목으로 쓰인 설명서 또는 매뉴얼을 생각해본다. 살아가며 부딪게 되는 여러 어려움 속에 이럴 땐 이렇게! 라는 매뉴얼이 있으면 도움이 될까? 글쎄다. 난 별로 일 것 같다. 매뉴얼을 참고해서 한 건을 해결했다 치자, 상대방은 매뉴얼의 매뉴얼을 보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몸을 힘들게 했던 소아마비 증후군 덕분에 고관절에 무리가 가서 결국 관절재건수술을 받았다. 회복과정 중에 튤라라는 이름의 (2번째)사모예드 견종 반려견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고백한다. 사냥견 또는 썰매견으로 활용된 사모예드는 활동적인 반면 섬세한 심성도 갖춘듯하다.

 

 

무엇보다 나는 희망과 희망의 부재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에 관해 말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소아마비를 짊어지고 태어난 어릴 적 이야기와 현재의 삶을 오가며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저자의 엄마가 보여주었던 불굴의 용기와 거칠게 엄포를 넣던 아빠의 충실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소아마비 백신이 나오기 직전 소아마비에 걸렸던 세대인지라 기록으로 남겨둘 의무감도 갖춘듯하다.

 

 

독신 여성인 저자의 절친 캐럴라인(작가)이 마흔둘의 나이에 폐암으로 죽고, 한 해 뒤 아빠가 돌아가셨다. 몇 해 뒤 엄마마저 돌아가셨다. 그리고 첫 번째 사모예드인 클레멘타인이 저자 곁에 머물며 폭격 맞은 마을과 같은 마음의 저자를 향해 그 마을을 정찰해주다가 그 마저도 떠나고 말았다. “나는 일련의 죽음으로 인해 주먹으로 계속 맞기만 한 게 아니라 다시 빚어졌음을 느꼈다.(...)내면에서 오가는 대화는 셰익스피어 희곡에 있을만한 지문처럼 느껴졌다. ‘장례의 행렬과 함께 퇴장(셰익스피어의 희곡 리어왕53장 끝에 나오는 지문).”

 

 

책 뒷부분에 과거의 나에게 말했으면 좋았을 다섯 가지내용이 좋아서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아빠는 당신이 듣지 못하는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 ‘가장 위대한 세대는 말없이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경우가 너무도 흔했다. 아빠가 우리(자매들)에게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짐짝이니,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난 무엇이든지 할거야라고 말했더라면, 그랬다면 나도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2. 신체와 더불어 살아가자 ; 우리의 근육과 뇌세포엔 놀라운 가능성이 있다.

3. 걱정되고 주눅 들고 불안할지라도 당당하자.

4. 모든 것,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중요하다. ; 모든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내력혹은 경험이라 불리는 거대한 것으로 변하여 결국에는 삶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5.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살아 있음의 기적을 기억하자.

 

 

숨이 붙어있는 한, 삶은 계속되어야한다. 삶의 매뉴얼은 없다. 그저 발밑을 조심히 살피며 한발 한발 내 딛어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멀리 또는 높이 바라보아야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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