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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원칙 있게 산다는 것

Power Reviewer 2021. 12. 17. 16:52

 

 

 

다시, 배우다 REːLEARN _인생 리부팅을 위한 27가지 배움의 질문들

_폴 김 / 한빛비즈

 

 

 

1.

브라이언이라는 20대 초반의 파일럿이 있었다. 어느 날, 자신이 일하는 비행학교 교장으로부터 승객 한 명을 태워 오라는 지시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130킬로미터 떨어진 카멜밸리라는 해안가 산속에 있는 작은 공항으로 가야했다. 그날 마침 다른 교관들이 바빠서 취직한지 얼마 안 되는 브라이언에게 기회가 온 곳이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선뜻 응한다. 그런데 잠시 후 연락이 왔다. 그날 태워 올 손님이 중요한 고객이라 교장도 함께 간다는 말이었다. 왠지 부담스러웠지만 여느 때와 같이 파이퍼 체로키 비행기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교장과 함께 카멜벨리로 향했다. 산속의 짧은 활주로에 비행기를 내리고 중요한 고객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더부룩한 머리에 턱수염과 콧수염까지 기른 젊은 청년이 활주로 옆에 전자 장비를 잔 듯 쌓아놓고 있다. 그걸 모두 싣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브라이언은 교장의 얼굴을 잠시 확인하고, 청년에게 전자장비의 총무게를 묻는다. 청년은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얼마 전에도 이것 보다 더 많은 짐을 싣고 비행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청년은 더운 데 어서 가자고 재촉한다. 얼마나 중요한 고객인지 몰라도 교장은 전혀 반박하지 않는다. 그저 눈짓으로 그날의 파일럿인 브라이언에게 모든 결정을 맡긴다는 뜻을 전한다. 눈앞에서 재촉하는 청년의 얼굴을 다시 힐끗 보고, 브라이언은 중량 계산서로 고개를 돌린다. 숫자를 넣으며 계산에 집중하고 신중히 확인한다. 앞에 서 있던 젊은 고객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봤을 때 브라이언은 깨닫는다. 그 청년은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이미 청년시절부터 IT계의 유명 인사였다. 까칠한 잡스는 브라이언에게 성질을 부리면서 빨리 뜨자고 한다. 잡스의 태도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던 브라이언의 입이 열렸다. “이 모든 중량을 감당하기엔 여기 활주로가 너무 짧습니다. 제가 여기서 15분 거리에 있는 몬테레이 공항으로 비행기를 몰고 가겠습니다. 두 분은 차로 이동해 거기서 탑승하십시오. 그러면 기름 중량도 조금 줄고, 몬테레이 공항 활주로는 여기보다 세 배나 길기 때문에 우리 모두 타고 이륙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다.” 잡스는 장난하냐는 듯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브라이언은 눈 하나 깜짝 안했다. 그러나 내심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겨우 얻은 직장인데...’하는 마음뿐이었다. 이 에피소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다. 잡스의 바람대로 브라이언이 무리하게 비행기를 띄웠다면, 브라이언과 교장은 물론 잡스가 청년기를 벗어난 모습을 아무도 못 봤을지도 모른다. 그 후 브라이언은 어떻게 되었을까? 잘리리라 지레 겁먹었던 그는 교장에게 불려가 시간 당 급여를 두 배로 올려주겠다는 말을 듣는다. 이 젊은 파일럿은 비행학교에서 일하다가 미국 대형 항공사에 취직해 에어버스, 보잉 등 여러 기종의 한정증명을 취득한 베테랑 파일럿이 되었다.

 

 

 

2.

이 책의 저자 폴 김은 스탠퍼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로 소개된다. 컴퓨터공학 학사와 교육공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관련 업무와 직책 외에 저자의 다른 역할은 국경 없는 교육의 실천 교육자이다. 2005년 멕시코 농장 마을로 봉사 활동을 갔다가 그곳 아이들의 척박한 교육 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 후 그는 연구실 학자에서 현장 교육자로 자신의 인생 영역을 넓혔다. 그가 봉사하는 교육 활동지역은 르완다, 부른디, 탄자니아 등 20개국이 넘는다고 한다. 그는 그의 지도를 받고 있는 루빈이라는 석사과정 학생을 통해 파일럿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루빈은 캐나다 시골 출신인데, 거기선 부시 파일럿(Bush Pilot, 경제적 또는 환경적 이유로 대형 비행기나 기타 교통수단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물자와 승객을 태워 나르는 조종사)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루빈이 마음 맞는 파일럿들과 함께 세상 곳곳(오지)에 필요한 것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저자의 머리에 번개 같은 전류가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자는 비행학교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파일럿이 되었다. 이 책에 그 과정과 비행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과 엮어서 삶의 귀중한 메시지를 뽑아내고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나 자신을 안다는 것’, ‘내가 가고자 하는 것’, ‘실패를 배움으로 바꾼다는 것’, ‘현명하고 가치 있게 산다는 것’, ‘원칙 있게 산다는 것등을 이야기한다. 이미 해외뉴스로 접했던 대형 항공기 사고의 뒷이야기를 저자 나름대로 분석하며, 우선 본인이 교훈으로 삼지만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마음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준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듣고 이해하는 방법은 결국 많이 듣고 경험해서 수많은 경우의 수를 익히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점차 경험한 것을 응용하게 된다. 익숙지 않은 문제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조금씩 얻게 되고, 자신감이 점점 생기면서 그 분야에 능숙해진다. 내가 과연 이 일을 하는 것이 맞는지 여부는 시간을 충분히 들여 시도해보지 않고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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