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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뒤낭이 걸어온 길 본문

2021

앙리 뒤낭이 걸어온 길

Power Reviewer 2021. 6. 22. 17:39

 

 

 

솔페리노의 회상 인류 평화를 향한 장 앙리 뒤낭의 염원

_장 앙리 뒤낭 / 주니어김영사

 

 

70연대 소속의 한 척탄병이 있었다. 그는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생명이 위태로워졌다. 간호해 주던 귀부인이 가족에 관해 물어보았다. “저는 독자이며, 부모님은 제르 지바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제가 생계를 책임졌기 때문에 부모님이 지금 많이 힘 드실 거예요. 그 생각을 하며 몹시 괴롭습니다. 무엇보다 죽기 전에 어머니를 한번 안아 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부인은 급히 기차를 타고 척탄병의 부모가 사는 제르 지방에 갔다. 늙고 지친 병사의 아버지에게 2천 프랑을 건네고, 어머니를 밀라노로 데려왔다. 척탄병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지 불과 6일 만에 소원대로 어머니를 안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귀부인은 병사들의 간호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던 여인을 의미한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이야기 중 가장 감동적이라고 생각했다. 앙리 뒤낭이 남긴 글이다. 앙리 뒤낭은 누구인가?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닐 것이다. 뒤낭은 182858, 스위스 제네바에서 성공한 사업가 아버지와 신앙심 깊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는 집안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의 특권을 한껏 누렸다. 성년이 되면서 자선적이고 종교적인 활동을 열심히 했다. 한편 사업가로서의 면모도 갖고 있었다. 1859624, 뒤낭은 사업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황제인 나폴레옹 3세를 만나러 솔페리노 지방으로 가던 중이었다. 우연히 그 지역 카스틸리오네에 도착하여 그날 일어난 전투의 참상을 눈으로 직접 본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곧바로 팔을 걷어 부치고 부상자들을 간호하기 시작했고, 이 경험은 장 앙리 뒤낭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솔페리노의 참상을 잊지 못한 그는 1862솔페리노의 회상이라는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같은 제목의 솔페리노의 회상청소년판이다. 책을 읽다보면, 특히 전쟁 중 부상자의 상태를 완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울러 진정한 나눔의 삶이 무엇인가? 내가 가진 것은 평소 생각보다 풍족하지 않은가 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뒤낭은 이 글을 읽으면서 이런 궁금점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다. 왜 이렇게 고통스럽고 슬픈 장면을 계속해서 언급하며 마음을 괴롭히는가? 어째서 비참한 광경들을 그토록 세밀하고 절망적으로 묘사해야 했는가? 그것이 과연 친절한 일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뒤낭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답을 대신했다. “전시 부상자들을 위해 열정적이고 헌신적이며 자격을 충분히 갖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구호단체를, 전시가 아닌 평시에 설립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가?”

 

전쟁 시 부상자의 치료를 돕도록 훈련된 구호단체를 모든 나라에 두자는 제안과 구호단체를 중립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협약을 하자는 뒤낭의 제안은 유럽 전역의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다. 이후 이 제안은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출범하고, 국제회의에서 제네바 협약이 체결되어 본격적으로 국제적십자운동이 시작될 수 있게 했다. 뒤낭은 근대 인도주의 활동의 기운을 싹틔운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적십자운동 일선에서 조용히 물러났다. 그의 말년은 (그동안 그가 돌보지 못한 사업체 파산으로)가난과 궁핍 속에 처하게 된다. 1901년 노벨위원회는 제1회 노벨평화상을 장 앙리 뒤낭과 프랑스인 프레데리크 파시에게 공동으로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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