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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문제가 있습니다

Power Reviewer 2017. 2. 22. 17:23

 

 

 


쎄인트의 이야기 2017-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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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_사노 요코 저/이수미 역 | 샘터 | 원제 : 問題があ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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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의외로 근처에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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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같다. 문제가 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러나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매우 진솔하고 때로는 톡톡 튀는 감성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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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책의 저자 사노 요코는 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로 소개된다.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책과 창작집,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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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누구에게서 태어날지 아무도 선택할 수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운명이다. 가지고 태어난 성질의 핵심적인 부분은 바뀌지 않는다. 그게 더 큰 숙명인지도 모른다.” 일본인 부모가 이주해 살고 있던 중국 베이징에서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저자는 부모, 아버지의 형제, 남매, 그녀의 가족들에 대해 진솔하다 못해 대단한 솔직함으로 그들을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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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자가 중국에 있는 동안 1945815일을 맞이한다. 단편적이나마 그 무렵 중국민들과 일본인들의 뒤바뀐 현실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도 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녀의 가족들은 일본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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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어머니에 대하여, 아버지에 대하여라는 글을 읽다보면, 가족관계에 대해 이렇게까지 쓴 글은 처음 읽는듯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열한 명의 형제 중 일곱째라고 한다. 그녀의 작은 아버지 말에 의하면 열한 명의 형제자매는 선인과 악인으로 나뉜다고 한다. 그녀의 표현이 이어진다. “장남은 악인이고, 장녀도 심술궂었으며, 아버지를 시골에서 데리고 간 둘째 형도 성격이 더러웠다고 한다. 아버지도 선인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웃집으로 시집 간 둘째 딸은 부처 같은 사람이었다. 앗짱의 엄마다. 앗짱의 엄마는 정말 상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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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작가의 책 읽기 이력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아마 태어날 때부터 활자를 좋아했을 것이다. 신문지를 재활용하여 화장실 휴지를 만들던 시절, 양다리로 버티고 앉아 지워지지 않고 남은 활자를 열심히 찾곤 했다. 소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랬다.” 시골에 살 때, 학교에서 집에 가려면 산길을 홀로 50분 정도 걸어야했는데, 매일 도서관에서 빌린 위인전 같은 책을 읽으며 하교했다고 한다. 강한 자외선에 피로해진 눈은 일찌감치 시력약화를 주기도 했다. 중학생이 된 후로는 전철을 타고 통학하면서 나쓰메 소세키를 읽었다. 소화시키기 힘들었단다. 그렇게 그녀의 책 읽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말년에 독서의 무위성을 이야기한다. 물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이야기는 아니다. “요즘은 책을 읽어도 다음 날이면 까맣게 잊는다.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다. 옛날에 읽은 책도 다 잊었다. 멍청한 노인이 되어버렸다. 독서는 쓸데없었다. 독서만 좋아했던 내 인생도 헛된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지나간 모든 것이 헛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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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책의 제목으로 쓰인 문제가 있습니다는 베이징에서 만난 러시아 사람, 러시아 군인(로스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시간이 흘러 중년이 된 후, 지인의 집에 일본 문학을 공부하러 온 러시아 청년이야기로 이어진다.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 그는 대화할 때 늘 문제가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했다고 한다. “문제가 있습니다. 팩스 용지가 없습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기름이 없습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볼펜이 없습니다.” 작가는 지인과 함께 너무 뻔뻔스러운 게 아니냐고 흉을 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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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작가의 엄마는 향년 93세의 생을 누렸다. 죽기까지 10년 이상 치매였다고 한다. 이미 작가 나이 일흔에, 평생 불화를 겪는 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담담하게 써내려간 에세이 시즈코상을 출간했다. “엄마가 병에 걸리기 전엔 나와 엄마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나는 엄마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죽은 사람은 모두 좋은 사람이다.” “요즘 엄마는 고마워미안해라는 말을 홍수처럼 쏟아낸다.” (엄마, 평생 그 말을 저축해뒀구나. 이제 일생을 마치기 전에 다 써버리려 하는구나) 치매에 걸린 엄마. 모녀가 나누는 대화에 마음이 짠해진다. 엄마 침대에 같이 누웠다. “엄마, 나 이제 지쳤어. 엄마도 지쳤지? 같이 천국에 갈까? 천국은 어디 있을까? 엄마가 말했다. ‘그래! 의외로 근처에 있는 모양이야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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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있습니다 #사노요코 #일상탐구 #샘터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