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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4부작(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본문

2017

나폴리 4부작(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Power Reviewer 2017. 2. 2. 19:15

 

 

나폴리 4부작-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엘레나 페란테 저/김지우 역 | 한길사

| 원서 : The Story of a New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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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의 눈부신 친구에선 두 주인공 릴라와 레누의 유년기와 사춘기가 담겨있었다. 2부는 그녀들의 청년기가 펼쳐진다. 1부 끝 무렵에서 릴라는 결혼을 한다. 그 후 어느 날 릴라는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레누에게 금속으로 만든 작은 상자를 맡긴다. 상자 안에는 공책 여덟 권이 들어있었다. 남편이 읽을까봐 집에 둘 수 없다고 했다. 릴라는 레누에게 절대로 상자를 열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한다(진짜 안 열어보리라고 생각했을까?). 어쨌든 릴라는 그러겠다고 대답은 해놓고 기차에 오르자마자 공책을 꺼내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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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는 10세 때 푸른 요정이라는 습작 소설을 쓸 정도의 필력이 있다. 글쓰기에 대한 소질과 취향은 두 주인공의 공통점이다. 공책에는 릴라에게 일어난 일상적인 일들과 생각이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부터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일기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작문 연습의 흔적 같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레누에 비해 평소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릴라의 내면이 많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2부에선 이 공책의 내용들이 중간 중간 들어있다. 아마 3,4부에도 그럴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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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큰 줄기는 삐거덕거리고 혼란스러운 릴라의 결혼생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릴라가 먼저 결혼을 했다는 자체가 스트레스인 레누의 표현하기 싫은 열등감.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성()에 관심을 갖는 릴라의 마음이 교차된다. 작가는 이 두 여인의 행동과 내면세계를 매우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레누가 이 소설의 화자이기도 하지만, 때론 레누조차도 바라다 보이는 존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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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주인공의 일상은 유년기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는가? 나이가 더 들었다는 것?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그들의 하루는 여전히 불안하다. 주변 인물들 역시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존재들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팽배해있다. 주변에는 여전히 많은 일들이 파도가 만들어낸 거품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꿋꿋하게 나아간다. 주저앉는 듯 다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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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빛도 잘 들어오지 않은 이 동굴 속에서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바깥에서는 소년소녀들이 대학이라 불리는 미지의 장소를 향해 걸어가는데 말이다.” 레누의 내면이다. “보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삶. 말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삶. 숨기는 것도 없고 어떠한 틀에 제한도 받지 않은 삶은 무형의 삶이야.” 릴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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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레누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약 2년간 릴라와 떨어져있게 된다. 레누는 그 기간을 이렇게 표현한다. “릴라가 없는 내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시간은 평온하게 흘러갔고 중요한 사건들도 공항 컨베이어벨트 위에 실린 여행가방처럼 지나갔다. 하나씩 순서대로 들어 올려서 페이지위에 옮겨다 놓기만 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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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누에게 릴라의 존재감은 거의 전부이다. 그러나 릴라의 마음에 차지하고 있는 레누는 그리 크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레누에게 릴라는 무엇인가? 무엇이라 이름 붙여야 하는가? 어쨌든 릴라의 삶은 끊임없이 레누의 삶에 투영된다. 레누의 말에선 릴라가 한 말의 메아리가 느껴지고 그녀의 결연한 행동은 릴라의 행동을 재각색한 것이다. “내 부족함은 릴라의 과함 때문이었고 내 과함은 릴라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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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도 등장했지만 경계의 해체 현상을 주목한다. 릴라가 남편과의 갈등(누구 탓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암튼 복잡하다)으로 집을 나간 것을 알게 된 레누는 릴라의 경계해체현상을 떠올린다. 릴라의 내면에는 지난 날 가족 중에서 가장 사랑했던 오빠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기운을 잃었고, 청년기에 들어선 릴라의 약혼자가 남편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망가지는 것을 보고서도 큰 충격을 받게 된다. 릴라는 그녀의 남편이 내면의 욕망과 분노 때문에 또는 음흉한 계획이나 비열함 때문에 남편이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할까봐 두려움에 싸여 지내는 일상을 반복하게 된다. 릴라는 그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돌발적인 행동을 자주 일으키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게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경계의 해체 현상은 작가의 화두인 듯하다. 이 또한 다시 만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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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는 사건, 사고도 많고 등장인물도 제법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템포가 빠르다. 대단한 흡인력이다. 이젠 어느 정도 레누와 릴라의 성격 파악을 마친 상태라 진행되는 상황보다 조금 앞서 가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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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대한 많은 코멘트 중 특히 공감 가는 글이 눈에 띄었다. “나 자신을 제어할 수 없다. 처음 나폴리 4부작1권을 읽었을 때 나는 책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 소리, 풍경 등 작가가 아름답게 묘사한 모든 장면에서 감정의 포로가 되었다. 결국 난 제2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_힐러리 클린턴,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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