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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설은, 설운 본문

2016

서른, 설은, 설운

Power Reviewer 2016. 10. 21. 18:07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지금 그대로도 좋은 당신을 위한 하루 심리학

_이동귀 저 | 21세기북스

 


1.

사람은 살아가면서 계란 한판으로 비유되는 30이라는 나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 원한다. 딱히 떠오르는 상념이 없을지라도, 30대에 들어선다는 것은 10대와 20대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전후 독일어권 문학의 황무지 위에 새로운 시어를 심은 서정 시인으로 평가되는 잉에보르크 바흐만은 그녀의 29세 생일이 되는 날부터 30세에 이르는 일 년 간의 의식의 갈등과 모험을 그린 삼십세라는 책을 썼다.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라고 노래했다.

 

2.

누군가는 서른을 아직 미숙한 때라고 해서 설은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서럽다고 해서 설운이라고 표현했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삶의 여정에서 지나치는 하나의 역()이라고 생각한다. 되돌아 갈수 없는 역이다. 삶이라는 열차는 왕복이 아니라 편도차선이다.

 

3.

지난 20년간 심리 상담 및 교육 헌장에서 다양한 이들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온 이 책의 저자 이동귀 교수(연세대학교 심리학과)는 인생의 변화를 꿈꾸는 서른 즈음의 사람들에게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는 서른이야말로 바뀌어야 할 의무의 무게감을 감당 못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바뀌지 않을 자유가 주어지는 때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4.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 싶어 하는 주요 메시지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 번째, 절대 다른 사람은 바꿀 수 없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세상과 타인에 대한 나의 태도뿐입니다. 두 번째, 그들은 그들의 노래를 부르도록 두고, 당신은 당신의 노래를 부르세요. 나의 가치는 세상과 타인의 평가에 귀속되는 게 아닙니다. 세 번째,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세요. 그때 진정한 내면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5.

책의 전반부에선 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해온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고민과 아픔을,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자기 안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이 힘들어하는 주제를 다루었다. 책에 실린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누군가의 고민을 담은 사례이다. 아울러 저자가 직접 상담하고 생활 지도를 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각색한 가상의 이야기들이다.

 

6.

날 사랑한다고 하면서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남편, 이별이 몰고 온 후폭풍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 잘 되면 상사 탓이고 일이 어그러지면 내 탓으로 몰리는 직장 생활, 부모와 자식 간에 부딪히는 보수와 진보 등. 그리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의 필요성. 나를 제대로 보기 위한 생각과 훈련이 이어진다. 한 없이 일을 미루기만 하는 나,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불안감, 만족함이 없는 완벽주의자, 의지가 약한 사람들, 강박사고와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무기력한 일상 등은 나이 서른이 아니더라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존재감들이다.

 

7.

부모는 설득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할 대상입니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서른이 등장한다. 서른은 부모님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매사에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선거 때마다 싸움이 일어난다. 서른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무조건 비난하고 나설 때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서로 언성이 높아진다. 결국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저자는 서른 넘은 사람을 바꾸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전제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늘 평행선만 달리는 것만 같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우선 자녀에게 부모는 절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자녀가 설득하고 바꾸려 하는 것은 갈등만 증폭될 것이라고 한다. 차라리 부모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명제를 수용하고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부모에겐 이렇게 조언해주고 있다. “넌 아직 어려! 다 널 위한 일이야라고 말하고 싶을 때, 즉각 멈추라고 한다. 자식은 쏜 화살과 같고, 그 화살의 방향은 자녀 자신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자녀를 통제하려는 생각을 거두라는 말이다.

 

8.

무기력한 어느 회사원의 하루가 소개된다. “저는 매일 매일이 심드렁합니다.” 사실 출근하기 싫은 병이 오는 것은 일이 힘든 경우보다, 사람이 힘들어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 인간을 어떻게 또 보나. 당신 없는 회사에 출근하고 싶다.” 라는 마음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진지하고 냉정하게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내가 이 상황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싶은지에 대해 충분히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 없이 그대로 있었을 때 어떤 점이 불편한지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동시에 변화했을 때 내 생활이 어떻게 좋아질지에 대해서도 적어 보세요.”

 

9.

저자의 박사과정을 지도해 준 헤프너 교수님이 저자에게 전해준 말을 내 마음에도 담는다.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가는 것은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 피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가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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