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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본문

2016

돈의 흐름으로 보는 세계사

Power Reviewer 2016. 9. 6. 15:23

 

 

 

 

 

[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오무라 오지로 / 21세기북스

 


1.

세계사를 보는 여러 방법 중 돈의 흐름을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사회적 현상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2.

이 책의 저자 오무라 오지로는 전 일본 국세청 조사관이다. 현재는 비즈니스 분야의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사를 뒤바꾼 중요한 사건들을 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재물이나 부를 손에 넣는 방법은 변해도 인류가 재물이나 부를 추구하는 본질은 그 옛날부터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의 역사는 인류가 재물이나 부를 어떻게 추구해왔는지에 대한 역사라고 강조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리먼 쇼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錢)과 관련된 비정하고도 매혹적인 12개의 사건을 선정해 장을 구성했다.

 

3.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폐에 대해선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기원전 1600년 무렵 중국의 상나라가 조개를 통화대신 사용한 것이 최초라고 알려져 있다. 성경 이곳저곳에도 화폐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국가는 돈이 통용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는데, 세금을 걷고 재무를 관리하면서 국가로서의 기능이 더욱 공고해졌다. 국가가 어떻게 세금을 걷고 재무를 담당하느냐에 따라 부국이 되고, 빈국이 되기도 한다.

 

4.

어떻게 고대 이집트는 3,000년 동안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를 보냈을까? 저자는 그 원인을 세금징수 시스템에서 찾는다. “왕에게 재력이 있고 국민도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는 것은 세금징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세금을 제대로 거두어들이지 못했다면 왕은 재력을 얻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외부의 침략에 미리 대비할 힘이 없어 국민 역시 평온한 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금이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걷히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5.

재테크에 관한 한 유대인을 배제시킬 수 없다. 유대인은 로마제국이나 대영제국처럼 강력한 대국을 만들어 세계경제를 지배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들은 노마드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들은 다양한 금융계획, 비즈니스계획을 세워 세계 여러 지역에서 경제의 중심역할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유대인 특유의 부에 대한 감각, 이른바 유대인 상법은 방랑의 민족이라 불리는 그들의 상황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약점이 강점이 된 것이다. 방랑 생활을 하다보면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얻게 된다. 또한 세계 곳곳에 그들의 동포들이 산재하므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가 쉽다. 또한 한 장소에 머무르지 못하고, 모국이 없다는 것은 여러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점도 있었다.

 

6.

중세의 세계경제에서 몽골제국 칭기즈칸의 정치, 경제정책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몽골제국의 정치경제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유연성이다. 그들은 행정이나 문화적 측면에서 중국, 유럽, 이슬람에 뒤쳐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자신의 문화를 점령지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경제면에서는 이슬람계 상인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당시 중근동 지역의 이슬람 상인들은 오르톡이라 불리는 상인집단을 만들어 대규모의 무역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몽골제국은 이 오르톡의 활동을 승인하며 보호했다. 게다가 몽골의 왕족들은 보유하던 은을 오르톡에게 빌려주었다. 다시 말해 투자를 한 것이다.


7.

이웃나라 일본을 가본다. 메이지 시대 일본은 어떻게 경제적 기반을 다졌을까? 저자가 일본인인 만큼 더욱 신뢰가 가는 스토리다. 일본은 메이지 초기부터 무역대국이었다. 수출량을 늘릴 수 있었던 요인은 생사(生絲, 삶아서 익히지 않은 명주실)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발 빠른 인프라 정비를 들 수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철도였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5년 후인 1827년에 신바시 오코하마 간 철도를 부설했다. 세계사적으로 본다면 획기적인 일이었다. 구미 이외의 국가가 자력으로 철도를 건설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8.

저자가 에필로그에 언급한 세계적 규모의 국가붕괴가 온다는 메시지에 깊은 공감을 한다. 국가의 흥망성쇠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강한 국가는 재정 시스템과 정수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어있다. 그리고 국가가 기울 때는 부유층이 특권을 가지고 과세를 피하고, 중간층 이하에게 그 부담이 갈 때이다. 그래서 국가가 길게 번영하고자 한다면 세금을 피하는 특권계층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은 어떤가? “현재 조세 피난 등을 이용해서 전 세계적인 규모의 특권계급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규모의 국가붕괴가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