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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논어 속 네 글자에서 찾는 삶의 지혜

Power Reviewer 2015. 12. 29. 15:10

 

 

 

 

 

이야기 2015-261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신정근 / 21세기북스

 

 

논어 속 네 글자에서 찾는 삶의 지혜

 

 

1. 인능홍도(人能弘道) ; 사람이 길을 넓힐 수 있다. ()이 모여서 선()이 되고, ()이 모여 입체(立體)의 삶이 된다. 점이 선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높은 산을 오른다 할지라도 한 번에 두 걸음씩 내딛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한 발 한 발 더 공을 들여야 한다. 더 조심스럽게 내딛어야 한다. 여기서 도()는 길이다. 이치, 근원, 말하다, 이끌다의 뜻을 담고 있다. ()의 진정한 의미는 길을 중심으로 모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길 자체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길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로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딘가가 누구의 목표지점이 된다. 또 때로는 그 길이 누군가에겐 가지 말아야 할 길이기도 하다. ,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이 끝나는 막다른 지점에 이르도록 그 길의 의미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2. 애이불상(哀而不傷) ; 슬퍼하지만 다치지 않는다. 여기서 는 주로 상실로 인해 생기는 감정을 나타낸다. 슬프다, 불쌍히 여긴다의 뜻을 품고 있다. 은 다치다, 이지러지다, 상처를 나타낸다. 몸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뜻한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과 함께 하는 일상은 참으로 피곤하다. 상처받은 영혼이려니 하고 이해하다가도 속이 뒤집어진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나는 참는데, 상대방은 전혀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는 경우도 있다. 과연 그럴까? 잘 참는 사람이라는 평가는 객관성이 필요하다. 어쨌든 주변에 분노조절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환자라고 생각하면 측은지심이 잠시 생기기도 하지만, 나도 같은 과 환자니 문제다.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이해와 호의만 있지 않고 오해와 갈등이 들어갈 수 있다.(...) 이 때 그 해결책에 한쪽의 일방적인 우위가 아니라 대등하고 공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다소 공허한 느낌이 드는 해설이긴 하지만 정답이다. 슬퍼하지만 다치지 않는다. 이를 패러디해본다. 슬프더라도 남을 다치게 하진 말자.

 

 

 

 

3. 논어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저자는 21세기의 우리가 왜 2500여 년 전의 논어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그것은 2500년 전의 공자와 그의 대화자가 지금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모 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2500년 전의 사람도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좋은 일이 있으면 기뻐하고, 나쁜 일이 있으면 화를 내는데, 오늘날의 사람도 마찬가지다. 2500년 전 사람도 불의를 보면 공분을 하고, 전쟁보다 평화가 지속되길 바라고, 아름다운 예술을 보고 들으면 즐거워했는데, 오늘날의 사람도 마찬가지다.

 

 

 

4. 공자는 사람이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려면, 자신의 삶을 제대로 건사하고 주위를 편안하게 하는 수기안인(修己安人)”의 자세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것은 오늘날의 자유주의만이 아니라 신분 사회 또는 특권 사회에서 더 큰 울림을 갖는 말이다. 신분이 지위를 결정할 경우 자격 없고 자기 조절력이 없는 사람이 의사 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공동체는 폭탄을 맞게 된다. 특히 그런 사람이 정치 지도자가 되면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고 공정과 신뢰의 가치를 저버려서 공동체가 멸망의 길로 치달을 수도 있다.

 

 

 

5. 본립도생(本立道生) ; 기본이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 기본은 출발지점이기도 하고 회귀할 지점이기도 하다. 기본 없이 시작할 수는 있지만 오래 갈수는 없다. 두서없이 일을 처리하는 사람 또는 도무지 인간에 대한 예의가 턱없이 부족한 사람을 기본이 안 되었다고 한다. 기본은 사람이 무엇을 하건 처음에 반드시 내 것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대충 지나가선 안 된다. 현실에선 기본을 무시하고 달리면서 융통성이라는 이름으로 내뺀다. 따라서 기본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키고 누구라도 존중해야 할 원칙이다. 이 부분에서 서로 이해와 양보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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